이슬람 무장단체 납치 여학생 대부분 기독인

입력 2014-05-07 02:55 수정 2014-05-07 09:31

나이지리아의 극단적 이슬람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이 납치한 여학생 200여 명 가운데 상당수가 기독교인인 것으로 알려져 교회의 관심과 기도가 요청된다.

나이지리아기독교협회(CAN)는 지난 4일(현지 시간) 165명의 기독교인 여학생들이 납치됐으며 이들 대부분은 ‘형제교단(the Church of the Brethren)’ 소속 교회에 다닌다고 밝혔다. CAN은 앞서 3일에는 여학생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나이지리아 전체 교회에 기도와 금식을 선포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보코하람은 지난달 14일 동북부 치복시(市)의 한 크리스천 중학교 기숙사에서 잠을 자던 여학생 276명을 납치했고 이중 50여 명만 탈출했다. 보코하람은 5일(현지 시간) 이 납치가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학생들을 시장에 팔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여학생들이 납치된 지 2주가 넘은 상태여서 이미 무슬림 남성과 결혼했거나 강제 개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치복시 장로회포럼 포고 비투러스 대표는 “소녀 매매는 중세식 노예제도와 같은 행위”라며 비판했다.

나이지리아는 종교적으로 북부 이슬람교(45%)와 남부의 기독교(51%)로 분포돼있다. 북부는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도입해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려는 무장 세력이 많아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여학생들이 납치된 치복은 이슬람교가 우세한 동북부 보르노 주의 몇 안 되는 기독교인 마을이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보르노 주는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보코하람의 악행이 끊이지 않았다. 1999년부터 2012년까지 유괴·강간(52%) 사건이 가장 많았으며 살해(24%), 고문(14%), 가옥 파괴(5%), 강제 개종(5%) 순이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