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찬송가 대토론회 “문제 많은 ‘21세기 찬송가’ 새로 만들어야”

입력 2014-05-07 02:51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한영훈 목사)은 지난 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교회 찬송가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한국교회 성도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21세기 찬송가’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찬송가위원회와 한국찬송가작가총연합회 관계자들은 “찬송가의 편집과 관리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정상화를 위해 성도들의 심성과 정서에 맞는 찬송가를 새로 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홍성식 한국찬송가위원회 총무는 “(재)한국찬송가공회가 2006년 ‘21세기 찬송가’를 출시했지만 지금까지 많은 잡음과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수록된 645곡 중 5분의 1에 해당하는 한국인 작사·작곡자의 곡 때문인데 일부가 정치적 배려나 (재)한국찬송가공회 회원 간 친분을 앞세워 수록됐다”고 주장했다. 홍 총무는 대표적 사례로 강단에서 여성비하 발언을 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거나 작사·작곡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들의 곡이 친분관계나 정치적 이유로 수록된 것을 꼽았다. 그는 “저작자 중에는 사법처리까지 된 분도 있어 후손들에게 과연 찬송가를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1세기찬송가는 매년 지불해야 하는 수억 원대의 저작권료, 민형사상 소송, 불필요한 가사 수정 등의 문제로 정상적인 출판이 힘든 지경에까지 와 있다”면서 “21세기찬송가는 성도들이 사용하는 거룩한 책이 아니라 이익을 위한 책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50여 년 동안 찬송가 작업에 참여했던 전희준 한국찬송가작가총연합회 대표회장은 21세기찬송가의 문제를 크게 편집과 관리운영의 문제로 분류했다. 그는 특히 “상업화와 이익을 추구하면서 공회조직과 저작권, 출판권, 수익금 등 관리운영을 둘러싸고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했다”면서 “이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새로운 찬송가를 하루빨리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1세기찬송가의 경우 한국곡에 대해서만 매년 8억원 이상의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재)한국찬송가공회측 인사도 초청받았지만 “행사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할 수 없고, 준비시간이 촉박하다”며 불참했다.

한영훈 한교연 대표회장은 “찬송가 문제는 한국교회의 주요 이슈로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면서 “중립적 자세로 추가 토론의 자리를 만들어 한국교회 앞에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