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200여명 납치 노예로 팔아버리겠다” 나이지리아 급진 이슬람단체
입력 2014-05-07 02:48
나이지리아의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이 지난달 사라진 200여명의 여학생을 자신들이 납치했다며 이들을 노예로 팔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여성에 대한 교육은 죄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FP통신이 5일(현지시간) 입수한 57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보코하람의 최고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내가 소녀들을 납치했다”면서 “그들을 시장에 내다 팔 것”이라고 말했다. 복면을 한 무장요원 옆에 선 그는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며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여학생들은 결혼을 해야 하며 12세, 9세 소녀들을 시집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른 학교도 공격해 더 많은 여학생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나이지리아 동북부 치복시의 한 학교에서 무장을 한 괴한이 여학생 276명을 납치했다. 당시 보코하람의 소행으로 추정되긴 했지만 보코하람 지도자가 이를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납치당한 여학생 중 53명은 탈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223명은 괴한에게 억류된 상태로 일부는 유괴범과 강제로 결혼하거나 국경지대에서 차드, 카메룬 등 이웃국가에 최소 12달러에 신부로 팔려갔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AP통신은 납치된 여학생 중 2명이 뱀에 물려 숨졌으며 20여명은 병을 앓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기독교를 믿는 여학생에게는 강제로 이슬람으로 개종토록 했다고 덧붙였다.
기독교가 다수인 나이지리아에서는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 이행을 주장하며 결성된 급진 무장세력인 보코하람이 끊임없이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지난 5년간 4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됐다. 실제로 여학생이 납치되던 날에도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 외곽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테러를 일으켜 71명이 숨지고 124명이 다쳤다.
이와 관련,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피랍 여학생을 구출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 역시 반(反)문명적 행위를 일삼고 있는 보코하람을 강력 비난하면서 여학생 구출과 보코하람 진압을 위한 지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