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참 아름다우십니다

입력 2014-05-07 02:43


전도서 3장 1∼11절

중국의 영화감독 왕가위가 만든 ‘화양연화’(花樣年華)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제목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 ‘꽃이 피는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왕가위 감독은 모 일간지 인터뷰에서 “당신의 인생에 ‘화양연화’는 언제인가”라고 묻자 “인생에 사계절이 있다면 나는 아직 봄이다. 겨울은 이미 지나갔기에 지금이 봄이라고 느낀다. 왜냐하면 화양연화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으니까”라고 답했습니다.

우리네 인생에서 시간이란 무엇일까요. 어거스틴은 ‘고백록’에서 “하나님이 시간을 창조하셨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아무 것도 창조하지 않으셨을 때에는 시간도 존재하지 않았다. 시간이 무엇이냐고 아무도 물어보지 않으면 나는 시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시간이 무엇이냐고 하면 나는 모르겠다”라고 한 것을 보면 시간의 개념을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성경은 “모든 것이 하나님에게서 나오고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존재하고 결국은 하나님께로 돌아간다”고 했습니다(롬 11:36). 한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우연히 존재하는 시간이 아니고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주어진 한정된 시간이라는 말입니다.

성경은 인생에 대해 말하기를 “풀의 꽃과 같고(약 1:10), 잠깐 잠자는 것 같으며(시 90:5), 한 뼘 길이에 불과한 것이 인생”이라고도 기록하고 있습니다(시 39:5). 전도서에도 헛되다는 말이 무려 32번이나 나옵니다. 솔로몬이 허무주의자여서가 아니라 그가 인간의 허무가 무엇인지 깨달았다는 말입니다. 솔로몬의 젊은 시절은 더 즐거운 것, 자극적인 쾌락을 향한 여정이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답이 인생은 헛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신을 기억해 주길 원합니다. 그래서 무언가 남기고 싶어 하고 어디든 이름을 새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인류가 기억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2000명을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선한 사람보다는 악한 사람을 더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이름이 불려지고 있으나 얼마 되지 않으면 다 잊혀지고 말 것입니다(2∼10절, 11절). 인생의 모든 때는 그때에 맞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어린아이의 순진함과 고운 살결은 아름답습니다. 유년기의 꽃과 같은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청소년기의 성숙해감도 아름답습니다. 중년기의 노련함도 아름답습니다. 장년기의 풍성함도 아름답습니다. 노년의 백발도 아름답습니다. 마지막에 주 안에서 죽는 죽음도 아름답습니다. 하나님은 어느 한순간도 우리를 추하거나, 초라하게 하지 않으시고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십니다.

우리가 주님을 만나는 그날이 신부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최고의 날이 될 것입니다(계 21:2).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내게 종종 묻습니다. “잘 지내?” 내 대답은 이렇습니다. “힘들지. 그런데 행복하네.”

인생은 언제나 힘겨운 씨름입니다. 하지만 그 힘겨움이 불행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어머니가 아기를 키우는 것은 정말 힘겨운 씨름이지만 가장 행복한 일이기도 합니다. 한 영혼의 구원과 성숙을 위해 흘리는 눈물과 땀이 있는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우리 인생의 화양연화는 바로 지금입니다. 봄은 부는 바람에 놀라고, 내리는 비에 놀라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봄날에 우리의 영혼을 깨워 향기로운 꽃을 피워봅시다.

박근상 목사(대전 신석장로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