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목적 상실한 상처받은 영혼 어떻게 구원에 이를 수 있을까

입력 2014-05-07 02:01


관여자/이문기 지음/문학의전당

소설가 이문기의 첫 장편이다. 주인공 ‘수천’은 상처받은 영혼이다. 삶의 이유와 목적을 상실한 채 불안에 떨며 방황한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남편은 사업에도 실패한다. 죽을병에 걸린 것처럼 주인공은 안절부절못한다. 그는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데, 이 과정에서 책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어느 날, 한동네 살던 K집사가 방문한다. 이러쿵저러쿵 친근한 벗에게 말하듯 수천은 그동안 지내온 얘기를 하다 병고 문제까지 있는 그대로 털어놓는다. “나 그동안 디스크로 고생 많이 하고 있었거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머리가 심하게 아파서 검사를 받았는데 종양인 줄 알고 식겁했지 뭐야! 다행히도 종양은 아니었는데 검사 과정에서 두 개의 디스크가 또 발견된 거야….” 수천의 이야기를 한참 듣고 난 K집사는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더니 말한다. “그간 고생 많이 했구나! 자기 말을 들으니까 우리 만남이 결코 우연이 아니네! 하나님은 때가 되니까 우리를 만나게 해주신 거네!”

교회에 나가고 말씀을 듣는다. 주인공은 그렇게 신앙을 접하고 차츰 마음속에서부터 새로운 생수, 평안을 얻는다. 책 제목 ‘관여자’는 ‘우리 삶에 함께하는 자’이다. 바로 하나님이다. 책은 저자의 자전적 소설, 즉 간증이다. 주석에 성경 구절도 담았다.

소설가 신승철은 “독자는 소설의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진정한 구원이란 무엇이며 그것에 이르는 길은 무엇인가를 주인공과 함께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세상사 사소한 일까지도 관여하는 절대자를 믿는 사람에게 이 소설이 건네는 메시지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라고 평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