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도 자살 생각” 뮤지컬 ‘메리골드’로 자살예방 사역 펼치는 김도태 대표
입력 2014-05-06 15:28
“잘 될거야, 괜찮아, 사랑해… 이런 메시지를 계속 건네주는 일이 우리 사회에 필요합니다.”
김도태(42) 극단 비유 대표가 뮤지컬 ‘메리골드’ 공연으로 자살예방 활동을 펼치면서 얻은 값진 교훈이다. 메리골드는 지난해 ‘자살자(자, 살자)’라는 제목으로 수도권 지역 중·고교에 50여 차례 공연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총 5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작품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란 뜻의 메리골드 꽃말이 주제나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에게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서로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김 대표는 6일 본보 인터뷰에서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는 자살은 결코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면서 “누구에게나 노출된 문제이기에 ‘생명은 소중하다’라고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를 이 일에 뛰어들게끔 만든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꼭 1년 전이었다. 음악선교 단체에서 사역하던 김 대표의 친구와 또 다른 친구 목사의 형, 그리고 잘 알고 지내던 선교사의 아들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아, 자살이 남의 얘기가 아니구나. 크리스천들도 예외가 아니구나. 이 사역(자살예방활동)은 내가 해야 겠구나’하는 생각이 사명처럼 와 닿았어요.”
지난해 12월이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공연 리허설을 준비하던 김 대표는 강당 한켠에 홀로 앉아있던 여학생과 마주쳤다. 조용히 앉아 리허설을 감상한 여학생은 “엄마 아빠가 너무 바빠서 아이를 학원에 이리저리 돌리는 거며, 아이는 게임 중독에 빠진 이야기기…모두 제 얘기 같았어요. 많이 위로 받았어요”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대표는 예기치 못한 관객의 반응에 “왜 이 일을 이어가야 하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2일 자살예방행동포럼이 마련한 ‘라이프 콘서트’ 연사로 나서 이같은 이야기를 곁들여 청소년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전파했다.
김 대표는 “성경 속 예수님이 비유를 통해 복음을 전파하셨듯이 뮤지컬과 연극, 마당극 등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