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시장 공방…김황식 “대통령이 출마 권유” 이혜훈 “탄핵으로 모는 발언”
입력 2014-05-03 04:33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대통령도 저의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즉각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모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위험 수위를 넘는 막말 네거티브 공방으로 경선이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 전 총리는 2일 서울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많은 분들이 ‘총리까지 지낸 사람이 왜 험난한 선거전에 뛰어들어 서울시장이 되려 하느냐’고 묻는데 (답은) 간단하다.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힘들어하고 있다”며 “우리가 박 대통령을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또 다른 경선 주자인 이 최고위원은 즉각 “핵폭탄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누구에게 서울시장에 출마하라고 권유하면 탄핵되는 것 모르느냐”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선거 중립을 위반해 탄핵당할 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 전 총리는 “저를 도와주는 분들이 대통령 당선에 헌신했고 대통령의 생각을 받아 저를 돕는 게 아닌가 짐작해 말한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야당은 대통령 탄핵감이라고 몰아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전 총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은 명백하게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탄핵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촉구했다.
정몽준 의원과 김 전 총리도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정 의원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추진 사업을 망친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금 김 전 총리의 정책특보”라면서 “제가 시장이 되면 사법처리하겠다”고 ‘돌출’ 폭탄발언을 했다.
김 전 총리 측 최형두 대변인은 “정 의원이 언급한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 인사는 우리 캠프에 없다”면서 “서울시장이 되면 사람을 마음대로 사법처리할 수 있는 거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광주시장 후보로 안철수 공동대표 측 인사인 윤장현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해 후폭풍이 예상된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