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30㎞ 떨어진 곳서 유실물 발견…시신 유실 우려 증폭
입력 2014-05-03 01:29 수정 2014-05-03 03:31
사고 해역에서 30㎞ 떨어진 곳에서 세월호 유실물이 발견되면서 사망자 시신 유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들딸의 시신도 제대로 찾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일 오전 6시30분 사고 지점 남동쪽 4.5㎞ 지점에서 시신 1구를 수습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사망자 중 사고 지점에서 가장 먼 해역에서 발견된 것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사고 해역에서 북서쪽으로 2.4㎞ 떨어진 해상에서 한 학생의 시신이 발견됐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유실방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남동쪽으로는 사고 해역에서 7㎞ 지점, 북서쪽으로는 15㎞ 지점에 각각 5㎞, 8㎞ 폭의 닻자망을 설치했다. 닻자망은 그물 아랫줄과 윗줄 사이에 받침대를 고정해 상당히 넓은 구역에서 유실물 등을 담을 수 있게 만들어진 초대형 그물이다. 현재까지 이 닻자망에서는 구명벌, 침구 등 집기 정도만 발견됐다.
유실방지TF는 닻자망이 남동쪽과 북서쪽의 두 곳에만 설치된 데 대해 “조류 흐름 때문에 물이 남동쪽이 아니면 북서쪽으로만 흐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밀물 때는 사고 해역에서 바닷물이 북서쪽으로 흐르고, 썰물 때는 반대로 남동쪽으로 가는 만큼 이 두 곳에 닻자망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고 당일 승객이 배에서 떨어졌다면 빠른 조류에 떠밀려 닻자망 지역을 넘어 상당히 먼 해역까지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이날 유실방지TF는 사고 해역에서 30㎞가량 떨어진 진도 금갑해안가에서 가방 슬리퍼 잠옷 등을 발견했다. 북쪽으로 15㎞ 정도 거리인 외병도에서는 침대 매트리스 작업복 등이 수거됐다.
강준석 유실방지TF 부단장도 “사고 첫날 유실을 전제하고 조류를 분석한 결과 약 40㎞까지 떠내려갔을 수도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고 말했다. 유실방지TF는 지역 어선을 동원해 바다 바닥을 훑을 수 있는 원통형 그물망인 ‘안강망’ 100개를 사고 해역에서 40㎞ 떨어진 곳에 배치했다. 닻자망과 안강망 사이는 쌍끌이 어선 8척을 이용해 24시간 훑는다. 쌍끌이 어선은 폭 70m, 길이 200m의 그물을 이용해 바다 저층까지 모두 수색할 수 있다.
북서쪽 닻자망이 사고 사흘 만인 18일 설치됐고, 북서쪽 쌍끌이 어선이 19일부터 가동된 것도 문제다. 사고 당시 조류가 상당히 빨랐던 점을 감안하면 북서쪽으로 시신이 유실됐을 가능성도 있다. 대책본부가 유실 방지를 위한 초동 대처를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세월호 선체 수색에서는 오전 3시쯤 3층 로비에서 1명, 선수 중앙 격실에서 3명, 4층 좌현 격실에서 2명 등 총 6명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됐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는 228명으로 늘었다. 이날 수색은 3층 식당·주방, 4층 선수 좌측 격실과 중앙부 격실, 5층 로비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반면 4층 중앙 좌현 쪽 격실은 많은 승객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접근이 어렵다. 구조팀은 좌현 격실 진입에 성공하면 1차 수색은 모두 마칠 것으로 본다.
수색작업이 길어지면서 잠수병을 호소하는 잠수사들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민간잠수사 1명이 감압치료 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책본부 측은 “현재 구조팀에 부상이 생기고 피로도 쌓이고 있어 별도 잠수 인력을 준비 중”이라며 “현재 70여명의 대체 인력을 접수받았다”고 말했다.
목포=진삼열 이도경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