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朴 대통령 “대안 말씀드리며 대국민 사과해야 도리”

입력 2014-05-03 03:37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안을 말씀드리면서 대국민 사과를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국무회의 석상에서의 간접 사과에 이어 사태수습 뒤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로 종교 지도자 10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번 사고로 너무나 큰 국민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한 사람이라도 더 실종자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제대로 된 (재난 대응) 시스템도 만들어, 대안을 갖고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이를) 말씀드리는 게 도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냥 (사과를) 한다는 것은 의미가 감소되고 해서, 100%는 안 되더라도 우리 사회가 이렇게 하려고 한다는 대안을 가지고 (사과)하려고 한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사고 수습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유언비어와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퍼짐으로써 국민과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주고 사회 혼란을 일으켰는데, 국민이나 국가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재난대응 시스템의 취약성을 절감했다”며 “꼭 (학생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단단히 (국가재난 대응 시스템을) 개조하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대표회장 김삼환 목사,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천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돈관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협의회장, 서정기 성균관장, 박남수 천도교령, 한양권 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관행이 아닌 올바름과 소신으로 일하는 사회가 되도록 개선해 달라”며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참회하고 잘못된 것을 철저히 진상규명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종교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초청한 것은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급속하게 악화된 국민여론과 주말로 예정된 촛불집회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각 종교 교인들에게 사회통합의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