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아픔 감싸줄 따뜻한 영화들… ‘서울국제사랑영화제’ 5월 22일∼31일

입력 2014-05-03 02:56


“그래도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은 사랑 때문이다.”(임성빈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조직위원장)

‘사랑’을 주제로 하는 제11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Seoul International Agape Film Festival)가 오는 22∼31일 서울 마포구 필름포름 등에서 열린다. 올해 키워드는 ‘차별과 관용’이다. 삶의 고통, 아픔, 우울로 마음 무거운 이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24개국 8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편수가 지난해보다 2.5배 늘었다.

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필름포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애통해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가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희생적 사랑 때문이다. 사랑영화제가 희망을 주는 ‘작은 나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랑영화제는 올해 국제적 위상에 맞게 프로그램을 재편했다. 우선 국제단편경쟁 부문을 처음 도입했다. 올해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800여편이 출품됐다. 세계 최초 상영작은 개막작 ‘라이프 필스 굿’을 비롯해 10편이다. 라이프 필스 굿 감독 마시에이 피에프르지카와 배우 카타르지나 자와츠카는 게스트로 초청됐다. 24일 필름포름에서 만날 수 있다.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린다. ‘풍경’의 장률 감독, ‘시선’의 이장호 감독과의 만남은 각각 23일, 25일 필름포름 1관에서 진행된다. 인형극단 ‘보물’이 24일 오후 6시 필름포름 1관에서 공연한다. 줄에 매달린 목각인형에 아이들이 열광한다. ‘또 하나의 약속’에 출연한 배우 윤유선씨가 영화제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2003년 ‘서울기독교-영화축제’로 출발한 사랑영화제는 기독교와 영화의 경계를 오가며 최대 기독교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임세은 서울국제사랑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신앙인뿐 아니라 일반 관객도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현실을 담은 영화를 많이 선정해 영화제의 폭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라이프 필스 굿은 뇌성마비로 태어난 ‘마테우스’의 이야기다. 정신적 능력은 일반인과 똑같은데도 불구하고 의사는 ‘정신지체’라고 오진한다. 마테우스는 25년 동안 뇌성마비에 대한 편견 속에 갇혀 산다. 1980년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김준영 부집행위원장은 “영화를 본 뒤 엉엉 우느라 책상에 한참 엎드려 있었다. 개인적으론 역대 개막작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집’과 ‘필 마이 러브’는 치매 노인을 소재로 한 영화다. 다른 집은 치매가 시작된 80세 헨리를 중심으로 한 가족 얘기다. 필 마이 러브는 사라져가는 기억과 싸우는 치매 노인의 모습을 간병인의 관점에서 관찰한다. ‘피부색깔=꿀색’은 벨기에로 입양된 한국인 융의 자전적 내용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블랙아웃’은 서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기니 이야기다. 이 나라에선 인구 20%만 전기를 사용한다. 시험 기간이면 많은 아이들이 공항 주유소 등 불빛이 있는 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공부한다. 가난하지만 배움을 놓지 않고 미래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뭉클하다. ‘천번을 불러도’는 따돌림 당하는 한 소녀의 방황과 치유를 담고 있다. 개막식은 22일 오후 7시 연세대 대강당. 티켓은 영화당 6000원. 현장판매 및 인터넷사이트(yes24.com)에서 구매 가능하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