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터뷰] ‘식탁예배’ 전파 박금주 목사 “주일 식탁, 주님도 초대해 보세요”

입력 2014-05-03 02:39


인천 영종도 박금주(43·서울 양천구 온세대큰빛교회) 목사 가정에서는 열띤 성경 토론이 벌어졌다. 창세기 22장 말씀 아버지 아브라함의 부당한 요구에 이삭이 순종하는 것에 대한 찬반토론이었다. 아버지는 십계명에 따라 순종을 지지하고 두 딸은 주 안에서는 순종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 토론은 주일식탁가정예배에서 매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박 목사 가정의 가정예배에 지난달 26일 함께 했다.

박 목사 가정은 매주 토요일 온 가족이 모여 주일식탁가정예배를 드린다. 박 목사, 이영란(44) 사모, 큰딸 시온(14), 둘째딸 혜미(10)양은 한복을 갖춰 입고 박 목사가 만든 예배순서에 따라 경건하게 예배드린다.

“모두 한복을 입음으로써 민족과 나라를 사랑하게 되고 예절과 옷매무새를 챙기는 게 몸에 배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이 이뤄집니다. 또 토요일 저녁에 예배를 드림으로써 주일 성수로 이어지면 미디어 금식을 합니다.”

예배를 통해 아버지, 어머니, 자녀의 역할과 직분을 자연스럽게 깨닫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주일식탁가정예배 순서를 고안했다. 가정예배 전 육체의 청결과 영의 성결을 위해 대청소, 샤워를 한다. 어머니가 준비한 음식으로 온 가족이 식탁교제를 한 후 쉐마가정예배를 시작한다. 촛불을 점화하며 어머니가 가정과 교회, 국가를 위해 기도한다. 찬양 후 어머니를 위한 칭찬과 위로의 시간을 갖는다. 온 가족이 세수식을 하며 가족간 쌓인 앙금을 풀고 회개한다. 아버지가 빵과 포도주스를 분배하는 애찬식을 갖는다. 가족들이 돌아가며 성경교독을 한 후 토론식 말씀 교육을 한다. 효도찬양과 헌금을 한다. 부모와 이웃을 위한 기도와 감사 기도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자녀와 아내를 위한 축복 기도로 마무리한다.

“쉐마가정예배는 주일식탁가정예배라고 하며 조부모, 부모, 자녀 등 가정의 전 구성원이 가정에서 식탁교제를 하며 드리는 예전이 있는 예배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드리지만 때로는 이웃을 초청, 셀로의 확장도 가능합니다.”

교육에 대한 비전이 있는 박 목사는 십여 년 전 미국에 유학하면서도 가정이나 교회에서 삶과 신앙이 일치하지 않는 것에 고민했다. 공부를 마칠 때쯤 쉐마교육연구원 현용수 박사의 유대인 쉐마교육 세미나를 경험하며 전기를 맞았다.

“그동안 풀리지 않던 성경적 가정교육의 원형을 유대인의 쉐마교육에서 발견했습니다. 유대인의 안식일식탁예배를 기독교식으로 재해석, 한국 실정에 맞게 예배를 고안했습니다. 예전을 통해 하나님 경외, 주일성수, 부모공경, 인성교육, 나라사랑의 수직문화를 자녀들에게 교육하며 삶과 신앙이 일치하는 삶을 살게 됐습니다.”

미국에서 4년, 한국에서 4년 등 총 8년을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목회자 세미나, 교회 집회, 가정에서의 시연회를 통해 500여 가정에 쉐마가정예배를 알렸다.

“저희 집을 방문해 배워간 목회자가 전국에서 200가정쯤 되고 평신도 가정도 많습니다. 그들이 돌아가 부교역자나 성도들에게 전수한 것까지 포함하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실제로 집계된 가정만도 1000가정에 달합니다.”

가정예배를 드리는 가정에서의 피드백도 많다. 거의 모든 성도들이 박 목사 집에서 배워간 서울 은평구 우리들교회의 정세혁(41) 집사는 가정예배가 가정을 살렸다고 고백한다. 무너진 가장의 권위를 다시 세우고 아내와의 관계를 회복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나의 유익이 아니라 남의 유익을 먼저 생각하고 행한다. 그 일환으로 동네에서 쓰레기 줍기 봉사를 한다. 또 회사가 어려운데도 항상 밝은 얼굴로 보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박 목사는 “이 사역을 통해 우리 가정, 우리의 주변 가정들, 교회, 더 나아가 대한민국과 세계의 가정들 가운데 긍정적이고 귀한 변화가 일어나길 소원한다”고 말했다.

영종도=글·사진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