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센카쿠 연합훈련에… 日, 맞불 해상훈련 예고

입력 2014-05-02 02:31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며 무력시위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자 일본도 이에 맞서 대규모 해상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통신의 자매지인 참고소식(參考消息)은 1일 교도통신을 인용해 일본이 이달 중순 가고시마현 아마미 군도의 무인도에서 섬 탈환 훈련을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훈련에 낙도 방위를 전문으로 하는 ‘서부방면보통과연대’ 등 육상·해상·항공자위대가 모두 참여하며 규모는 1300여명 정도라고 덧붙였다. 교도통신도 이번 훈련은 중·러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맞불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지난해 11월에도 센카쿠 열도 유사시를 대비한 대규모 섬 탈환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달 하순 동중국해에서 ‘해상연합-2014’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경화시보 등이 보도했다. 2012년 이후 세 번째로 정기 연합군사훈련이라는 것이 중국 측 주장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훈련기간(5월 중순 이후)이 중·러 연합훈련(5월 말∼6월초)과 중첩된다는 점을 부각하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양국 해군이 센카쿠 부근 해역에서 함께 훈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 강화 행보에 나선 미국과 이를 부추기는 일본을 동시에 견제하려는 목적이 깔렸다는 분석이 많다. 중·러 연합훈련 구역은 센카쿠 서북부이며 일본 측 구역은 센카쿠 동북부에 자리잡았다.

영유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 부근에서 비슷한 시기에 화력시범을 보이게 된 만큼 갈등의 골도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