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기초연금법 2개 법안 동시 상정 ‘고육지책’

입력 2014-05-02 03:00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연금법 처리와 관련해 새누리당이 제안한 절충안과 새정치연합 자체 수정동의안을 2일 동시에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키로 잠정 결정했다. 새누리당 절충안 ‘4월 국회 처리’라는 지도부 방침이 당내 강경파 반발에 부딪히자 수정안이라는 ‘사족’을 달아 표결에 부치는 ‘우회 방식’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앞서 의원 전수 설문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절충안에 대한 ‘4월 국회 처리’ 의견이 더 많았음에도 이를 곧바로 의원총회에서 관철시키지 못한 지도부는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1일 국회에서 오전·오후 마라톤 의원총회 끝에 이 같은 안을 사실상 결정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기초연금법 정부·여당안과 새정치연합의 수정안을 내일 본회의에 함께 올리는 방식에 대해 2일 아침까지 의원들의 찬반을 묻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견 수렴은 문자 투표 방식이다. 하지만 김한길 공동대표가 의총에서 “기초연금법은 이번 국회 처리가 맞다”고 밝혔고, 안철수 공동대표도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할 때다. 제가 책임을 지겠다”고 말해 ‘2개 법안 동시 상정’은 기정사실화됐다.

새정치연합 수정안은 애초 당론대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하지 않고, 지급 금액도 차등을 두지 않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절충안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해 소득 하위 70% 노인에 월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되, 가입기간이 긴 저소득층 12만명은 무조건 최고 액수(20만원)를 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표결을 하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절충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기초연금법 처리에 대해 당내 소속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와 대국민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의원 전수조사 결과 “처리에 찬성한다”고 답한 의원이 63명, “반대한다”는 44명으로 집계됐다. 기권은 2명, 답변을 제출하지 않은 의원은 21명이었다. 국민여론조사에서도 기초연금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이를 돌파하지 못하고 ‘2개 법안 동시상정’이라는 새로운 제안을 하며 다시 한발 물러섰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