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 예상보다 긴 25분간 고통… 美 독극물 주사 사형집행 논란

입력 2014-05-02 02:11

미국에서 독극물 주사 방식의 사형집행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미 오클라호마주 교정국은 29일(현지시간) 사형수 클레이튼 라케트(38)에게 독극물 주사 방식의 사형을 집행하던 중 그가 심한 발작을 일으켜 집행을 중단했다. 그러나 라케트는 결국 심장마비로 숨졌다.

지난 1월에는 오하이오주에서 사형수 데니스 맥과이어에 대해 독극물 주사 방식의 사형이 실시돼 비난 여론이 일었다. 주사를 놓은 후 통상 10분 내에 사형 절차가 끝나야 했지만 맥과이어는 25분간 고통을 겪은 다음에야 숨을 거뒀기 때문이다. 당시 사형 폐지론자 사이에서 “사형수가 신약의 실험대상이냐”는 비판론이 대두됐다.

사형을 앞두고 있던 라케트는 주 정부에 자신의 사형에 사용될 새로운 약물 성분을 공개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패소 판결했고 불과 며칠 뒤 사형이 집행됐다.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독극물 주사 방식의 사형집행에 대해 비난 여론이 들끓자 백악관도 유감을 표명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형제도가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최소한 집행이 이뤄져도 적절해야 한다”면서 “오클라호마주의 경우 상식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도 30일 컬럼비아대 로스쿨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인용, 사형제도와 범죄 예방의 연관성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범죄 전과 4범인 라케트는 1999년 케이카운티에서 도둑질을 하다가 마침 집으로 돌아온 집주인 딸에게 발각되자 총을 쏜 뒤 산 채로 매장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백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