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1위 등극 이재원 무슨일 있었나

입력 2014-05-02 02:56

그는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부상자였다. 방망이를 잡지 못할 정도로 심했다. 그랬던 선수가 어느새 리그 타격 선두에 올랐다. 프로야구 ‘공포의 타자’로 급부상한 이재원(26·SK)에게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왼손 대타 전문 이재원은 30일 KIA와의 경기에서 개막 이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타격 1위에 올랐다. 이재원의 타율은 무려 0.463(67타수 31안타)에 이른다. 2개의 홈런, 16개의 타점을 기록했고 장타율 0.716을 찍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부상으로 팀 전지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던 선수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이재원은 지난해 마무리캠프 도중 투구에 손목을 맞아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구단은 지난해 12월 이재원을 비롯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 8명을 모두 사이판으로 보냈다. 본진이 플로리다와 오키나와에서 훈련과 실전에 매달리는 동안 부상자들을 위한 별도의 재활캠프였다. 김경태 재활코치는 그야말로 ‘재활’에만 매달렸다.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재원을 비롯해 윤길현 한동민 등 재활캠프에 참여했던 선수들은 재활을 도와준 구단에 보답이라도 하듯 맹활약하고 있다. 이재원과 한동민은 예상보다 빠른 회복으로 시범경기부터 그라운드에 나섰고, 이어 윤길현도 필승조에 합류했다.

이재원은 “재활캠프가 확실하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우리끼리 재활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고 몸 상태를 천천히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프로에서 주전으로 풀타임을 소화해 본 경험이 거의 없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고감도 타격을 계속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한껏 자신감에 차 있어 지금의 상승세는 어느정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랫동안 대타로서 때를 기다리는 법과 흔들리지 않는 여유를 얻었고, 주전으로 뛰면서 감각까지 끌어올렸다. 이재원의 꿈은 ‘안방마님’이다. 지금도 매일 포수 훈련을 하는 이재원은 SK의 주전 포수로 올라서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늘 부상을 조심한다. 잦은 부상으로 지난 2년간 4차례나 수술대에 올라야 했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