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하지 않은 해경 긴급전화… 16곳 중 9곳이 ARS 거쳐 직원 연결
입력 2014-05-02 02:40
“OO해양경찰서 입니다. 해양사고 및 범죄신고는 1번을 눌러주십시오.”
세월호참사로 긴급사고 대응 등에서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난 가운데 해상사고 신고의 제1창구인 긴급전화 ‘122’가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운영돼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높다.
전북 전주에 사는 김모(46)씨는 1일 제주도 여행을 앞두고 여객선을 타기 전 122에 전화를 걸어봤다. 최근 사고와 관련에 혹시나 있을 긴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였다.
전화를 걸자 군산해양경찰서로 연결이 됐으나 사람이 아닌 기계 응답음이 나왔다. 물론 ‘1번’을 누르자 담당 직원과 연결됐지만, 전화기 조작이 어려울 때는 이 같은 ‘작은 절차’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해경은 세월호의 최초 신고자인 학생에게 ‘위도와 경도, GPS’를 묻는 등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경은 오작동 신고를 막기 위해 2012년 4월 해안가가 아닌 내륙지역에서 걸려온 전화는 한번 거를 수 있게 ARS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국 16곳의 해경경찰서 가운데 9곳이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