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단원고 2년생 합숙하며 심리 치유

입력 2014-05-02 02:39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구조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함께 숙식을 해결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치유 프로그램에 들어갔다. 생존학생 부모와 상담치유 전문가, 전문 상담교사, 단원고 교사 등이 함께 지내며 학생들이 심리적 상처를 극복하고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다.

1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생존 학생 70명은 안산의 한 연수원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전날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퇴원한 후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이곳으로 이동했다. 학생들은 당분간 이곳에 머물며 도교육청이 마련한 심리치유와 자연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상담치유 전문가와 교육청 소속 전문 상담교사 6명이 담당하는 치유 프로그램은 스트레스 완화, 마음 다스리기, 자존감 키우기 등으로 구성되며 오전 9시에 시작해 저녁 식사 이후까지 이어진다.

단원고 1·3학년 교사 5명은 학교와 이곳을 오가며 학생들의 교과 수업을 책임진다. 학생들이 치유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수원의 외부인 출입은 차단된다.

치유 합숙기간은 도교육청과 상담치유 전문가, 고대 안산병원 등 관계기관이 학생들의 치유 상황을 살핀 뒤 협의해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그대로 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치유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학생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오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산지역 주민의 정신·심리 치유를 위한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도 이날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특정 사고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관리를 위해 정부가 직접 한 지역에 전문기관을 설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라우마센터는 정신과 전문의와 정신보건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 관련 전문가 20여명으로 꾸려졌다. 센터 심리안정팀은 세월호 실종자 및 희생자 가정을 직접 방문해 상담을 돕고 가족 모임과 심리지원 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안산시 중·고등학교(단원고 외 52곳)를 방문해 정신건강상태 진단과 상담을 하고 숲 체험 활동 등 학교와 연계한 힐링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희생자 밀집지역 등을 중심으로 회복프로그램 등도 운영할 예정이다.

안산=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