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세월호 피해자·가족 위한 ‘힐링센터’ 설치
입력 2014-05-02 02:25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자 가족과 주민 등에 대한 치유 사역에 팔을 걷어붙였다.
세월호 침몰사고 감리교대책위원회(위원장 박계화 경기연회 감독)는 1일 경기도 안산 명성감리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 주중 이 곳에 ‘힐링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힐링센터는 이번 사고로 정신적 충격을 입은 피해자 가족과 학생뿐 아니라 지역 주민 등을 대상으로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감 대책위는 교계 전문상담기관과 대학의 상담센터 등의 심리상담 전문가들을 투입, 체계적인 치유 활동을 펴기로 했다.
명성감리교회 김홍선 담임목사는 “단원고 학생들이 많이 사는 안산시 고잔동과 와동, 선부동에선 한 집 건너 한두 명씩 피해자가 있는 상황이어서 이 지역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설명했다. 힐링센터가 들어설 명성감리교회는 단원고 옆에 위치해 있다. 명성감리교회는 사고 직후부터 매일 저녁 기도회를 열어 왔다. 김 목사도 진도 팽목항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을 도와왔다.
기감은 구조 소식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정신적 충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을 우려해 치유 사역을 하루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피해를 입은 가족뿐 아니라 전 국민적으로 상심이 큰 사고인 점을 감안해 최대 3년간 힐링센터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감 대책위는 또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 인근에 마련한 기도처소를 중심으로 한 봉사활동과 의료지원 사역도 이어가기로 했다. 교단 차원에서 치유사역 등에 필요한 신속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기감 본부 선교국에 대책위 상황실도 설치했다.
기감은 교단 차원에서 전국의 감리교회를 통한 모금 활동을 벌여 치유사역에 필요한 예산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달 중 한 주일을 정해 피해자 가족을 위한 특별헌금을 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 위원장은 “아픔을 당한 분들께는 어떤 사람의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온 국민이 그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말했다.
안산=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