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일반인 생존자·희생자 가족들 “우리도 신경 써 주세요”
입력 2014-05-01 03:11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이 주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일반인 생존자 및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월호 탑승객 중에는 일가족이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가 여럿 있다. 일가족 4명 중 2명의 시신이 발견되고 1명은 실종됐으며 막내아들만 생존해 병원에서 지내는 조모씨 가족이 그런 경우다. 생존자와 희생자, 실종자가 한 가족 안에 있어 당장 장례 절차와 구조 과정까지 챙길 여력이 없다. 현재 생존한 막내아들은 외할머니가 돌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외삼촌을 포함한 가족들은 30일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생존자 다수는 사고 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단원고 학생과 교사들이 학교에서 각종 상담치료를 받는 것과 달리 일반 생존자들은 사실상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대부분은 간단한 응급치료를 받은 뒤 이미 부산 등지로 흩어졌다. 만약 이들이 심리치료 같은 도움을 받으려면 보건복지콜센터(129)나 정신건강상담전화(1577-0199)에 전화하거나 각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찾아가면 된다. 하지만 별다른 안내 없이 집으로 돌아간 이들이 적절한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받기는 쉽지 않다.
생존자 가족들은 “남은 가족이나 친척만으로는 상황을 해결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단원고만 바라보지 말고 다른 지역의 일반 생존자와 희생자들에게도 신경을 써 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은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도록 정부가 독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