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보름째를 맞은 30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 정부 합동분향소에는 추모 물결이 아침 일찍부터 이어졌다.
평일인데도 많은 시민이 단원고 학생들의 영정 앞에 놓인 제단에 국화꽃을 올리며 명복을 빌었다. 공식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지 이틀째지만 제단에는 국화꽃이 가득 쌓였다. 이미 쓴 국화꽃을 자원봉사자들이 계속 옮겼지만 이내 그 자리는 다른 꽃으로 채워졌다.
온종일 비가 내렸던 전날과 달리 이날은 맑고 쾌청했지만 조문객들의 표정은 침통했다. 분향소 측이 틀어둔 애잔한 음악에 시민들의 울음소리가 뒤섞여 울려 퍼졌다.
조문을 마친 시민들은 자꾸만 뒤를 돌아보면서 학생들 사진을 다시 한번 바라보다 분향소 밖으로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분향소 밖 담에 마련된 추모 게시판에는 ‘국민으로서 정말 부끄럽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등 조문객들의 글이 적힌 메모지가 빼곡히 붙었다.
지난 23~28일 운영된 임시합동분향소를 포함해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이날 오후 11시 현재 24만명을 넘어섰다. 추모 문자메시지는 지난 5일간 10만건 넘게 접수됐다. 추모 문자메시지 수신은 전날 오후 11시쯤 중단됐다가 14시간여 만인 오후 1시30분쯤 재가동됐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추모 메시지를 보내온 창구였지만 분향소를 관리하는 안산시는 정부 관례와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일방적으로 수신 시스템 운영을 중단했다. 경기도 합동대책본부는 지난 25일 낮 12시부터 추모 메시지 수신번호(#1111)를 마련해 운영해 왔다.
전국 17개 시·도 등에 설치된 지역별 합동분향소에도 이날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광장에 마련된 서울 합동분향소에는 오전 7시부터 조문행렬이 이어지는 등 지난 27일부터 나흘간 8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찾았다. 분향소 대기 줄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길어져 오후 5시쯤에는 약 500여명의 시민이 줄을 서기도 했다.
서울광장에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노란 리본의 정원’도 조성됐다. ㈔한국조경사회가 잔디마당 동쪽에 조성한 이 정원은 450㎡ 규모로 눈물 또는 쉼표로 보이는 모양을 형상화했다. 정원에는 노란 리본을 걸 수 있는 기둥 302개가 설치됐다. 세월호 참사 사망자와 실종자를 합한 숫자다. 촛불을 밝힐 수 있는 촛대, 희생자를 위로하는 메시지를 자유롭게 적어 달아놓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정원은 서울광장 합동분향소가 문을 닫는 날까지 운영된다.
안산=김도영 기자, 최정욱 기자 doyoung@kmib.co.kr
[세월호 침몰 참사] 서울광장에 ‘노란 리본의 정원’ 조성… 합동분향소 추모 물결
입력 2014-05-01 04:08 수정 2014-05-01 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