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해경, 언딘 우선 투입 위해 해군 특수부대 잠수 통제” 진성준 의원 주장
입력 2014-05-01 03:29
해경이 세월호 침몰 사고 구조 현장에서 민간 구조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언딘)를 먼저 투입하기 위해 해군 최정예부대의 잠수를 가로막았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30일 “사고 해역의 탐색을 맡은 해경이 언딘을 우선 투입하기 위해 현장 접근을 통제했다”며 “이에 따라 해군 최정예 잠수요원들이 현장으로 투입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사고 다음 날인 지난 17일 사고 해역 물살이 가장 느린 정조 시간에 최정예 잠수요원인 특수전전단(SSU) 대원 9명과 해난구조대(UDT) 대원 10명이 잠수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해경은 언딘의 우선 잠수를 위해 현장 접근을 통제했다. 진 의원은 “국방부가 답변서에서 ‘상호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해경의 통제를 수용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SSU는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에도 35분 동안만 잠수를 실시했다. SSU 2개조 4명은 같은 날 오후 6시부터 6시35분까지 잠수를 실시했지만 이후에는 잠수를 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탐색구조를 주도하고 있는 해경에서 잠수작업 통제로 해경 잠수팀이 우선 입수했다”고 밝혔다. 해군도 “사고 발생 이후부터 선체 수색을 위한 잠수시간과 잠수 할당 순서는 해경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진 의원의 주장을 시인했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해경은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 현장을 독점하고 민간업체를 위한 명령을 내렸는지 낱낱이 밝히고,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해경청장을 파면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언딘은 세월호 참사 이후 구조 현장을 독점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언딘이 민간 잠수부들이 발견한 시신 인양을 자신들에게 양보하라고 요구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군의 늑장 대응 의혹도 제기됐다. 진 의원은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SSU가 현장에 16일 낮 12시4분에 도착했지만 오후 6시에야 잠수를 실시했다”며 “해난사고임에도 잠수 장비를 갖고 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