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기독NGO, 北서 농사 지으며 기술 전수 화제… 한생명살리기운동본부, 5년째 사역
입력 2014-05-01 03:41
기독NGO인 한생명살리기운동본부(이사장 김성이 전 보건복지부 장관)가 식량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에 들어가 영농기술을 가르치고 북한 주민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 일명 ‘북한농토 회복 프로젝트’로, 이 사역은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운동본부는 올 한 해도 함경남도 라선(옛 나진·선봉) 인근 3개 협동농장에서 영농기술을 지도하고 북한농민과 함께 농사를 짓는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3월 초 러시아농업학교 조길원(가명·러시아 국적의 한국인) 원장과 조선족 등 3∼4명을 북한에 파견했다. 이들은 5박 6일간 라선 인근 호텔에 묵으며 주간에 자동차로 이동, 북한농민과 함께 볍씨 등을 뿌렸다.
또 북한농민 100여명에게 조 원장이 개발한 ‘토착미생물유기농법’(토미유)을 전수했다. 토미유는 현지에서 부식토와 미생물을 채취해 강력한 생명체로 배양시킨 복합비료로, 땅을 회복시켜 옥토로 만드는 최신 영농기술이다. 운동본부는 올 가을에도 이 지역에서 쌀과 배추, 고구마, 무 등 농산물을 생산할 계획이다. 2010년부터 ‘토미유’ 교육생을 20여명 배출했다.
그동안 남측 단체가 북한에 빵과 우유, 밀가루, 시멘트 등을 보낸 경우는 있지만, 농업기술을 가르치고 북한농민들과 농사를 함께 짓는 것은 드문 일이다. 특히 북한당국이 주민과의 접촉을 허용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운동본부 측은 “토미유 영농기술을 북한 땅에 적용하면 생산량이 기존 수확량보다 2∼3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며 “당에서 정해준 할당량을 제외한 나머지는 나눠가질 수 있도록 북한당국이 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운동본부 본부장 겸 상임이사 채학철 장로는 “미력하나마 북한 땅에서 영농기술을 가르치고 피폐된 땅을 회복시켜 식량을 증산시키는데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며 “어려움에 처한 우리의 형제 자매인 북한동포를 외면하지 말고 기도와 관심, 후원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충남 보령 지역 9만9000㎡ 농지에서 ‘귀농희망 탈북민 안정정착지원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귀농을 희망하는 탈북민 가족 20세대의 남한정착을 돕는 사역이다. 탈북민에게 토미유 영농기술을 가르치고 고추농사와 닭 사육 등으로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다는 기본정신을 심어줄 계획이다. 채 장로는 “이 땅에 온 탈북민들을 농업지도자로 양성해 통일 일꾼 역할을 감당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