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노란 리본 달았다고 다는 아닌데… 여배우들 섣부른 노출 의상 구설
입력 2014-05-01 03:31 수정 2014-05-01 12:00
[친절한 쿡기자] 진도 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문을 닫아걸었던 연예계가 다시 기지개를 켰습니다. SBS 새 월화극 ‘닥터 이방인’과 MBC 새 수목극 ‘개과천선’ 제작발표회가 지난 29일 각각 서울 양천구 오목로와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열린 것이죠. 양쪽 다 세월호 사고 이후 첫 연예 행사라 상당히 조심스러운 분위기에서 열렸습니다.
원래 제작발표회의 꽃은 연예인들의 스타일입니다. 특히 여배우들의 의상은 행사 이후에도 며칠씩 이야깃거리가 될 정도로 시선을 모으죠. 그러나 국가적 참사 속에 행사에 나온 연예인들은 모두 흑백 의상에 노란 리본을 달아 조의를 표했습니다. ‘닥터 이방인’ 주연 배우 진세연·강소라·윤보라, ‘개과천선’의 주연 채정안 등은 모두 얌전한 검은 의상으로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몇몇 여배우의 의상이 문제가 됐습니다. ‘닥터 진’ 이후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해 주목받고 싶은 욕심이었을까요? 박민영은 노란 리본은 달았으나 어깨와 등을 과감히 드러낸 실크 소재 노출 원피스를 입고 ‘개과천선’ 제작발표회 무대에 섰습니다. 노출도 노출이지만 화려한 무늬가 눈에 띄는 박민영의 의상은 순식간에 논란거리가 됐습니다. 박민영의 사진 기사마다 “리본만 달았다고 다가 아니다”라는 비판적인 댓글이 달렸죠.
이뿐 아닙니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는 애프터스쿨 주연의 경우 흰 미니원피스에 흰 구두를 신었습니다.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 백색으로 맞췄다지만, 상갓집에 순백색 의상을 입고 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자리에 함께한 배우 김상중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런 아이러니한 현실을 얼마나 봐야할지 모르겠다. 가슴이 아프다”등의 발언으로 엄숙한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여배우들의 노출 의상에 그의 애도마저도 흐려졌습니다.
익명의 한 연예계 관계자는 “숱한 가수들이 음원 출시를 미루고, 예능도 다수 결방하는 이때 꼭 첫 연예행사에서 이래야 했는지 모르겠다”며 “동료 연예인들이 괜히 자중하는 것이 아닌데, ‘팀킬(Team Kill)’이나 다름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