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감 스포츠] 셰이크핸드로 바뀐 탁구대표

입력 2014-05-01 02:39


탁구 그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펜을 쥐는 형태의 펜홀더 그립과 악수하는 모양새인 셰이크핸드 그립이다. 과거 세계 탁구를 주름잡던 아시아 선수는 펜홀더 전형이 대세였다. 반면 유럽 선수들은 셰이크핸드를 선호했다. 한국 남자탁구의 계보를 잇는 유남규 김택수 유승민과 여자탁구의 이에리사 양영자 현정화는 모두 펜홀더 전형의 선수였다. 하지만 셰이크핸드 그립이 좌우 수비 범위가 넓고 손목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아시아 선수들도 대거 셰이크핸드 그립으로 옮겨갔다. 현재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은 거의 셰이크핸드 선수이다.

국내 선수들도 탁구에 입문할 때 90% 이상이 셰이크핸드 그립으로 시작한다. 지난 28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선수 가운데 펜홀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처음 있는 일이다. 포핸드 드라이브가 강점인 펜홀더 선수를 앞세워 세계 정상권을 유지했던 한국 탁구의 대변신이다. 하지만 펜홀더 전형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직도 세계 톱랭커 가운데 펜홀더 그립으로 싸우는 선수들이 있다. 남자 세계랭킹 1위 쉬신(중국)과 최근 세 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한 왕하오(중국·세계 6위)가 그들이다. 성적을 좌우하는 것은 그립의 문제가 아니라 그 선수의 성실한 훈련 태도와 남다른 운동감각이 아닐까.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