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한시가 급한데… 민간잠수팀-언딘, 첫 시신 3구 수습 놓고 충돌

입력 2014-04-30 04:11

구조·수색 활동에 전념해야 할 사고 현장에서 실적 논란이 벌어졌다. 첫 시신 3구 수습의 성과를 두고 민간잠수팀과 구난업체 언딘마린인더스트리(언딘)가 충돌한 것이다.

언딘 장병수 기술담당 이사는 29일 전남 진도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9일 객실 유리창을 통해 사망자 3명을 발견한 건 민간잠수사가 맞다”면서도 “사망자를 직접 수습한 건 언딘”이라고 말했다. 장 이사가 열흘이 지나서 당시 상황을 설명한 건 전날 언딘 간부가 민간잠수팀 실적을 가로채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탓이다. 종합편성채널 JTBC는 전날 “언딘 고위 간부가 시신을 언딘이 발견한 것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장 이사는 이에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장을 기록하고 같이 본 실종자 가족과 봉사팀이 참여하면 3자 대면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민간잠수팀이 4층 객실 유리창을 통해 실종자를 발견했었다”며 “이후 해경의 망치로 유리창을 쳤지만 깨지 못하고 오전 11시쯤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작업이 중단됐었다”고 설명했다. 언딘은 이후 정조시간인 오후 11시쯤 잠수사를 투입해 보다 성능이 좋은 망치로 유리창을 깨고 시신을 수습했다.

언딘은 시신 수습에 민간잠수팀의 공도 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장 이사는 “민간잠수팀이 실마리를 풀어준 것”이라며 “시야가 좋은 때에 시신을 찾아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수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 당사자인 청해진해운뿐 아니라 해경과도 계약을 맺어 구조작업을 독점적으로 해 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 반박했다. 청해진해운과는 구난 계약을 약식으로 맺은 것이고 가격조차 제대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 이사는 “해경과는 아예 계약이 없다”며 “사고 당시 오만에서 좌초된 선박 인양 작업을 끝내고 휴식 중이었고, 청해진해운과의 계약도 17일 재무부장이 약식으로 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언딘은 세월호의 추후 인양작업에 대해서는 방법 등에 대해서만 자체적으로 고민하고 있을 뿐 정부와 논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진도=진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