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검찰, 4월 29일 출두 통보했지만 유병언 자녀·측근 소환 불응

입력 2014-04-30 03:27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자녀와 측근들은 검찰이 소환일로 통보했던 29일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유 전 회장 측 변호인이 2∼3일 내로 해외에 있는 자녀들과 일정을 상의해 알려주겠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소환을 통보받은 이들은 차남 혁기(42)씨와 장녀 섬나(48), 차녀 상나(46),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 김필배(76) 전 ㈜다판다 대표 등 5명이다.

미국 영주권자인 혁기씨는 ‘아해’라는 작가명으로 활동하는 유 전 회장의 사진작품을 홍보 및 전시·판매하는 ‘아해프레스프랑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아해프레스프랑스는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 등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한 측근은 “지난 3월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초대로 프랑스에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상자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프랑스 고급 초콜릿 업체인 드보브에갈레의 한국 대표도 맡고 있다.

그는 유 전 회장의 뒤를 이어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에서 목회 활동을 하는 등 후계자로 알려져 있다. 형 대균(44)씨와 함께 핵심 계열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공동 최대주주이자 또 다른 계열사인 문진미디어의 대표를 맡고 있다. 혁기씨는 미국 뉴욕의 저택과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 등 최소 700만 달러(약 72억원) 상당의 해외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딸 섬나씨와 상나씨는 ㈜모래알디자인이라는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모래알디자인은 다른 계열사들로부터 일감을 받아 매출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28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회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유 전 회장의 측근인 김 대표와 김 전 대표는 현재 변호인과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유 전 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이원아이홀딩스의 3대 주주다. 유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조사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연락이 닿지 않는 두 명에 대해서도 연락을 시도하는 중”이라는 입장을 검찰에 전달했다.

인천=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