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안포 50여발 발사… NLL 안 넘어와
입력 2014-04-30 03:47
북한이 29일 오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으로 해안포 50여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이 오후 2시부터 10여분간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NLL 북쪽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했다”며 “양쪽에서 모두 해안포 50여발을 발사했지만 남쪽으로 넘어온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백령도 동북방에 있는 월래도와 연평도 북쪽 무도에서 남쪽으로 130㎜ 해안포를 발사했으며 포탄들은 NLL 북방 3㎞지점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NLL 인근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한 것은 지난달 31일에 이어 올 들어 2번째다. 군은 북한이 발사한 포탄이 NLL 남쪽에 떨어질 것에 대비해 F-15K 등 전투기 4대를 출격시켜 초계비행을 실시했다. 또 유도탄고속함과 호위함, 구축함(KDX-Ⅰ) 등 해군 함정도 인근 해역에 대기시켰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사격을 해 그 포탄이 NLL 이남으로 떨어지면 원칙에 따라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앞서 북한군 서남전선사령부는 오전 8시52분쯤 해군 2함대사령부에 NLL 인근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한다고 알려왔다.
북한이 사격훈련을 실시한 것은 지난 25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 등에 반발한 ‘무력성 시위’로 보인다. 한·미 정상이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국제적인 제재 등을 강력히 경고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 침해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군과 정보당국은 해상 사격훈련이 핵실험 결행 등 추가적인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인력과 차량 움직임이 분주한 상황”이라며 “북한이 성동격서 식으로 이곳저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도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실험까지는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핵실험에 명확히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서해 NLL 해상사격 훈련을 실시한 이날 한·독 상공회의소 소속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했다. BMW, 지멘스, 보쉬 등 한·독 상공회의소 소속 기업인 42명은 당일 일정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따라서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올리는 핵실험 대신 당분간 사격훈련과 같은 저강도 도발을 통해 6자 회담 복귀 등을 얻어내려 한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