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수학여행 전날 뇌종양 수술 박진수군 母 “실종학생·우리 아들한테 기적이…”
입력 2014-04-30 02:17
‘(실종학생들과) 울 아들한테도 기적이 있길 빌며…제발 간절한 마음으로.’
세월호가 침몰한 지 2주째인 29일 단원고등학교 2학년 5반 박진수군의 어머니 배지영(44)씨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라온 글이다.
배씨는 이달 초 머리가 아프다는 아들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가 3년 전 아들의 머릿속에서 제거한 종양이 다시 자라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박군은 수학여행을 포기하고 수학여행 출발 전날인 14일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앞두고 병실에 누워 있는 박군에게 12일 이해봉 담임교사가 찾아왔다. 수술 당일 아침에는 가장 친했던 이다운군을 비롯한 친구들의 격려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왔다. 박군은 5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배씨는 이제 막 수술을 받고 돌아온 아들이 충격을 받을까 봐 차마 이다운군의 시신이 발견됐고 담임 선생님은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 있다는 사실을 한동안 알리지 못했다.
그러나 훗날 사실을 알게 될 때 받을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생각에 배씨는 사고 소식을 말해줬다.
박군은 “나도 갔으면 지금 여기 없을 텐데. 내가 아프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들에 비하면 나는 아픈 것도 아니네”라며 울었다.
박군은 앞으로 6개월 동안 받아야 하는 항암치료 때문에 2학년 가운데 유일하게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
안산=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