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세월호 피해자·가족 돌봄 사역 나선다

입력 2014-04-30 03:13


안산 합동분향소 표정

29일 경기도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공식분향소. 오전 10시 분향소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선 안산시기독교연합회 회장 유재명(빛나교회) 목사는 한곳에서 걸음을 멈췄다. 교회에 출석했던 정모(17)양의 영정사진 앞이었다. “주여 저 아이와 그의 가족을 긍휼히 여기소서.” 기도 후 유 목사는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안기련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로 안산지역 교회 27곳에 출석했던 단원고 학생 22명이 숨졌고, 42명이 실종됐다.

유 목사와 함께 조문을 마친 안기련 목회자들은 분향소 앞 천막 부스로 향했다. 이날 오전 안기련을 포함한 67개의 종교기관 및 시민단체는 희생자 유가족들과 조문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분향소 앞에 각각 부스를 세웠다.

안기련 총무 원영오(등대교회) 목사는 “안산지역 목회자들은 상주의 마음을 갖고, 조문하러 온 교인이나 기독교단체를 분향소로 안내하고, 조문 후에는 같이 부스에 모여 피해자와 가족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며 “또한 도움을 요청하는 유가족과 조문객, 자원봉사자들에게 기도와 신앙상담을 해주며 위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스 운영에는 안기련 소속 10개 교단 50여 교회 목회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교단별로 조를 나눠 분향소 운영이 끝날 때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부스를 지킬 예정이다.

한국교회연합 한영훈 대표회장은 이날 오후 교단장 등 40여명과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안기련 부스를 찾았다. 한 대표회장은 “한국교회가 마음을 모아 자녀와 가족을 잃어 낙망한 이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길 기도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교연은 현재 세월호 피해자를 위한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철민 안산시장도 부스를 찾아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기독교인들이 마음을 모아 실종자들이 신속히 구조되고 피해자 가족들이 평안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한국교회희망봉사단(한교봉·대표회장 김삼환 목사)은 오는 6월부터 2016년 5월까지 2년간 총 10억원을 들여 ‘세월호 참사 피해자 돌봄 캠페인’을 전개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한교봉은 자원봉사자인 ‘돌보미’ 모집 및 피해자 돌봄 전문가그룹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위해 내달 중 세월호 피해자 돌봄을 위한 교단장 초청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재찬 기자, 안산=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