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는 남편 늘 챙겨먹이려고 흑마늘 만들었죠”… 제철 마늘로 가족 입맛·건강 챙기기

입력 2014-04-30 02:36


봄이 무르익으면서 춘곤증으로 피곤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퇴근 뒤 축 처져 들어오는 남편, 공부에 지친 아들딸, 그런 식구들을 보는 엄마도 마음이 편치 않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고 했다. 약도 음식도 그 근원은 하나라니 이번 주말 가족들을 위한 건강식을 준비해보자.

강릉영동대학교 김예서 교수는 29일 “세계보건기구에서 선정한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요즘 제철을 맞은 마늘로 요리를 해보라”고 말했다. 마늘은 양념 아닌가? 김 교수는 “의외로 마늘이 주재료가 되는 요리들이 적지 않다”면서 “제철에 마늘을 사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도록 흑마늘이나 마늘청을 만들어 놓으면 좋다”고 추천했다. 또 평소 마늘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선 달큼한 마늘맛탕을 조리해 간식으로 줘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생마늘을 구워 40∼90도의 온도와 일정한 습도에서 20일 동안 숙성해 발효시킨 흑마늘은 생마늘보다 항산화력이 10배나 높아 가족 영양제로 모자람이 없다”고 말했다. 마늘청은 쓰임새가 많은 팔방미인이다. 단맛에 마늘향이 배어 있어 샐러드 소스로 쓰거나 갈비찜 등에 넣으면 감칠맛을 더해준다. 토스트나 식빵에 발라먹으면 풍미도 더해주고 영양가도 업그레이드해준다.

마늘은 독특한 향을 싫어하는 이도 있지만 1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해서 일해백리(一害百利)로 불리는 건강식품이다. 마늘은 항암효과와 자양강장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또 생리 활성 물질인 스코르디닌 성분이 들어 있어 내장을 따뜻하게 하고 신진대사를 도우며 기력을 높여준다. (사)한국마늘산업연합회 강정준 회장은 “국산마늘은 특히 항암효과가 높은 유기성 게르마늄 및 셀레늄이 수입 마늘보다 56배나 더 들어 있다”면서 국산마늘과 수입 마늘을 구별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 줬다. 국산 통마늘은 끝이 뾰족하며 길쭉하고, 수염뿌리가 붙어 있다. 속껍질이 연한 자줏빛을 띠며 흰줄무늬가 많다. 또 깐 마늘은 색깔이 연하고 맑으며 모양이 뾰족하고 날씬하고, 뿌리 부분의 면적이 좁다. 이에 비해 중국산 통마늘은 마늘 끝이 둥글고 수염뿌리가 없거나 약간 붙어 있고, 속껍질이 진한 자줏빛이며 흰줄무늬가 적다. 깐 마늘은 색깔이 뿌옇고 모양이 통통하며 끝이 뭉툭하고, 뿌리 부분이 넓적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작황이 좋아 품질 좋은 마늘이 많이 생산되어 값도 싼 편이다. 이럴 때 국산마늘을 듬뿍 사서 흑마늘과 청을 만들어 두고두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마늘 테크’에 도전해보자. 김 교수의 도움말로 흑마늘과 마늘청, 마늘맛탕 조리법을 알아본다.

흑마늘

<재료> 껍질째 쪽을 내 잘 말린 마늘 30통

<만들기> ①보온밥통에 껍질째 쪽을 내어 잘 말린 마늘을 넣는다. ②보온상태로 14∼15일 숙성시킨다. ③채반에 널어 일주일쯤 건조시키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마늘청

<재료> 마늘 500g, 꿀 혹은 설탕시럽 500g(설탕 250g 물 250g)

<만들기> ①마늘 500g을 편으로 썰거나 곱게 다진다. ②설탕을 물에 넣고 끓여서 식힌 설탕 시럽이나 꿀을 ①에 붓고 고루 잘 썩는다. ③100일이 지난 뒤 마늘은 걸러내고 1년쯤 상온에서 숙성시킨 다음 먹는다.

마늘맛탕

<재료> 알이 굵은 마늘 12쪽, 설탕·물엿 2큰술씩, 식용유 1큰술, 검정깨 약간, 튀김용 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①마늘은 알이 굵은 것으로 준비해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앤다. ②팬에 식용유를 넣고 중간 불로 데운 뒤 마늘을 넣고 옅은 갈색이 날 정도로 튀겨 건진다. ③②의 팬에 식용유를 1큰술 분량만 남겨놓고 덜어낸 다음 설탕과 물엿을 넣고 약한 불에서 끓인다. ④시럽이 갈색을 띠면 불을 끄고 튀긴 마늘을 넣고 섞는다. ⑤마늘을 꺼내 유산지 위에 놓고 검정깨를 솔솔 뿌린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