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격투기 선수 다카야·피겨스타 안도 미키… 현해탄 넘은 세월호 애도물결

입력 2014-04-30 02:31


[친절한 쿡기자] 일본에서도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참 고마운 일입니다.

29일에는 특별히 한 일본인 격투기 선수가 우리를 감동시켰습니다. 바로 다카야 츠쿠다(23·사진 위)입니다. 기억나시나요? 지난 2월 서울에서 열린 로드FC 014 대회에서 개그맨 윤형빈(34)과 한바탕 붙었던 선수입니다.

당시 경기는 2011년 일본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본 남자 개그맨 3명과 불공정한 경기를 펼친 끝에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은 임수정 사건의 설욕전으로 화제를 모았죠. 다카야는 임수정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지만 윤형빈이 TKO승을 거두자 국내 여론은 “일본을 때려 눕혔다”고 흥분하기도 했죠.

반면 다카야는 매너를 잃지 않았습니다. 경기 전날 계체량을 체크하다 “사랑해요 한국”이라고 외쳤고 경기에 진 뒤에도 페이스북에 “응원해준 대한민국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라고 적었습니다.

그가 이번에는 세월호 성금을 모으고 있다네요. 다카야는 이날 페이스북에 “체육관 선배님과 연습생들이 도와줘 성금을 모금 중”이라며 “격투기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슬픔을 나누는 것”이라고 썼습니다. 인터넷에는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무턱대고 미워했는데 미안해요” “앞으로 응원할게요”라는 칭찬이 잇따랐습니다. 아마도 그의 진심이 전달됐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카야 뿐만 아닙니다. 일본 피겨스타 안도 미키(사진 아래)는 최근 한국 취재진에게 ‘희생자들이 편안히 잠드시길 기원합니다’라는 자필 편지와 함께 성금을 건네 박수를 받았습니다. 일본 네티즌들도 세월호 희생자 애도에 적극적입니다. 세월호 참사 관련 한국 응원 트위터(PrayforKorea)에는 일본어와 한국어를 섞어 가며 ‘절대 포기하지 마’라거나 ‘무사귀환을 간절히 바란다’는 글이 쉴 새 없이 오르고 있고요.

이들의 진심어린 위로는 우리 네티즌들을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2만명이나 희생된 동일본대지진을 겪으며 일본인의 의식이 변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대지진 직후 일본 내각부 국민의식 조사에서 무려 80% 가까운 응답자가 ‘대지진 이후 인간관계와 정(情)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네요.

하지만 세월호 추모에 나선 아베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우리 네티즌들로부터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로 묘사하는 평소 언동으로 볼 때 ‘정치쇼’가 뻔하다는 지적입니다. 일본 유력 정치인들이 거짓말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길 기대해봅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