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임영서 (13) ‘죽이야기’ 18년의 노하우 “영적 힘·도움을 구하라”

입력 2014-04-30 02:09


창업 컨설턴트란 이름으로 활동한 지 벌써 18년이 지났다. 직영하는 ‘죽이야기’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창업에 대한 노하우를 나누었다. 여기서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음식점을 경영할 때 요리학원을 다니고 음식을 잘한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낸 음식점이 음식을 전혀 못하는 사람이 낸 음식점보다 실패율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이다. 이유를 분석해 보니 자신의 음식에 자부심을 갖는 업주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집하고 그렇지 못한 업주는 늘 노심초사하며 고객들의 반응과 의견을 청취해 이를 반영했던 것이다.

주변에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내가 전문가니 ‘장사 잘되는 법’에 대해 조언을 해 달라고들 한다. 이때마다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제 음식점 위치가 좋고 싸고 맛있게 하며 열심히 뛰면 된다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음식점도 이젠 장사가 아니라 경영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결국 경영자의 자질과 마인드가 성패를 가릅니다.”

나는 경영주가 근시안적 사고를 버리고 마케팅기법과 장기적 안목을 갖고 접근하라고 한다. 그것은 무조건 겸손(친절)하고, 끊임없이 배우려 하며, 정보 습득력이 뛰어나야 하는 것들이다. 결국 발 빠르게 대처하는 스피드 있는 업주가 성공한다. 어제의 정보가 오늘은 쓰레기가 된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또 한 가지 미국은 음식점을 찾을 때 스마트폰 검색을 통해 갈 곳을 미리 정하는 경우가 45%라는 통계가 나왔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인터넷 및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으니 더 이상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결국 모바일과 온라인을 선점하는 가게가 선택받는 폭이 넓어진다.

지금은 인터넷이 지구를 점령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업주들에게 “이리 저리 맛집을 순례하는 ‘발품’을 팔지 마시고 ‘손가락 품’을 파세요”라고 권면한다. 모마일에서 음식점 평과 깨알자랑을 진솔하게 올리는 노력이 고객들에게 더 어필하기 때문이다.

이젠 전단지와 현수막 대신 그 비용으로 모바일에 파고들 것을 권한다. 이 분야에 문외한이라고 고개를 저어선 안 된다. 이것은 내 음식점을 시대에 뒤떨어지게 운영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팁을 더 첨가하면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이야기를 말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했다. 여기서 이야기는 결국 콘텐츠다. 음식점이 성공하려면 자신만의 ‘이야기’ 즉 콘텐츠를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자꾸 퍼져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 음식점은 ○○하다’는 이야기가 최소 몇 가지는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내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장점 중에 하나가 정리정돈을 잘한다는 것이었다. 물건을 적재적소에 잘 넣어 쓰기 쉽게 하고 보기 좋게 잘 정리하는 것도 기술이다. 당연히 청소도 깨끗하게 잘 해야 한다. 위생과 직결되는 음식점은 청소가 잘 되어 있고 깨끗한 느낌만 주어도 고객들에게 ‘음식도 깔끔하게 만들 것’이란 신뢰감을 준다. 경영이 머리 아프고 힘들면 정리정돈과 청소라도 잘 하라는 것이 내 지론이다.

가장 중요한 음식점 운영자의 선택이 남았다. 그것은 기독교 신앙을 갖는 것이다. 믿음은 상황 상황에 대한 유연함과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를 우리에게 선물로 준다. 지금은 어려워도 하나님께서 이 위기를 넘겨 잘되게 해 주실 것이라는 신앙은 엄청난 에너지로 작용한다. 그래서 나의 주제가는 복음성가 ‘일어나 걸으라’이다.

“일어나 걸어라 내가 새 힘을 주리니 일어나 너 걸어라 내 너를 도우리”

영적으로 힘과 도움을 받는 주인과 그런 것 없이 오직 내 힘으로만 뛰는 업주 중에 누가 유리하게 가게를 운영할 수 있을까? 오늘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에게 내가 질문을 드리고 싶은 부분이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