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10:17 배 안에서 마지막 카톡 왔다

입력 2014-04-29 05:06 수정 2014-04-29 15:17


해경 경비함 도착 47분 지난 시점… 학생들은 안내방송만 믿고 선실에

세월호가 90도 이상 기울어 3분의 2 이상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던 16일 오전 10시17분. 침몰하는 배 안에서 안산 단원고 학생이 한 통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했다. 학생이 누구인지, 누구에게 보낸 메시지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메시지는 침몰하던 세월호에서 보내진 마지막 메시지였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28일 “배 안에서 마지막 카카오톡 문자가 전송된 건 10시17분이었다”며 “보낸 사람은 학생이며 현재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합수부는 또한 ‘기다리래. 안내방송 이후 다른 안내방송을 해주지 않는다’는 카카오톡 내용도 공개했다. 단원고 학생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 메시지의 발송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합수부는 지난 20일 침몰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카카오 본사를 압수수색했으며, 침몰 당일 오전 세월호에서 보내진 400여명의 카카오톡 내용을 분석 중이다.

학생이 메시지를 보낸 오전 10시17분은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한 오전 8시49분에서 1시간 28분이 지난 시간이었고, 목포해경 경비함 123정(100t급)이 사고현장에 도착한 지 47분이 지난 시간이었다. 또한 이준석(69)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세월호를 탈출해 경비함에 구조된 지 30여분이 지난 다음이었다. 이 선장 등은 오전 9시38분 진도연안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교신을 끊고 탈출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해경이 도착한 지 47분이 지난 뒤에도 ‘선실에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믿고 물이 차오는 선실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던 것이다. 세월호 선원들의 무책임한 탈출과 더불어 해경의 구조활동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비판이 드세질 전망이다.

합수부는 28일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과 전남 소방본부 119 상황실을 압수수색했다. 전남 소방본부 119 상황실은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8시52분32초 안산 단원고 학생 고 최덕하군의 최초 신고를 받은 곳이다. 119 상황실은 사고 접수를 위해 목포해경 상황실을 연결해 최군과 3자 통화를 했다. 하지만 해경은 긴박한 상황에서 최군에게 사고 위치의 위도와 경도를 묻는 등 부적절한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합수부는 이들이 사고 초기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당시 교신 녹취 파일과 CCTV 녹화 영상, 초기 대응 상황 매뉴얼 등을 확보했다. 합수부 관계자는 “(사고 대응을 포함해) 모든 문제점들에 대해 수사할 것이고 압수수색은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합수부는 전날 관제업무 등을 소홀히 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진도연안 및 제주 VTS를 압수수색했다.

목포=문동성 장선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