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방문 헌화

입력 2014-04-29 03:27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추모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세월호 참사 후 세계 각국 정상들이 애도의 뜻을 표명했지만 직접 분향소까지 발걸음한 것이다. 25일 방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 시작 전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했다.

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도쿄도 미나토구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중앙본부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헌화대에 꽃을 올리고 희생자를 애도했다. 아베 총리는 헌화 후 “많은 분이 희생됐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아베 총리는 이병기 주일 한국대사와 면담하면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데 대해 한국 국민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도 앞서 같은 장소를 찾아 헌화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이 대사에게 “사고와 관련, 일본이 도울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요청해 달라”고 말했고 이 대사는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일본 내각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군 위안부 비판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 때 위안부 문제에 대해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라고 밝히자 아베 총리는 즉각 “필설로 다하기 어려운 심정일 위안부들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만에 세월호 분향소를 찾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으로 위안부 문제가 부각돼 대외적인 비난이 커질 것을 차단하려는 제스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진정성에도 의구심이 든다. 이날 측근이자 각료인 이나다 도모미 일본 행정개혁담당상은 분향소 대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