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추모 물결’ 전국으로 확산… 정부합동분향소 4월 29일부터 운영

입력 2014-04-29 04:28

“학생들의 영정을 보는 순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세월호 침몰 사고 13일째인 28일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안산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임시분향소를 찾은 이모(36·여)씨는 “집에 일이 있어 오늘에야 오게 됐는데 가슴이 미어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문객들은 희생자들에게 보낸 편지와 소원지로 가득 찬 분향소 입구 우측 벽을 지나 체육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난간에 새로운 편지와 소원지를 붙이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임시분향소에는 단원고 학생 152명과 교사 4명, 일반 탑승객 3명 등 159명의 영정과 위패가 안치됐다. 지난 23일 설치된 이곳에는 이날 밤 늦게까지 조문객 18만여명이 다녀갔고 추모 문자메시지도 9만여건이 들어왔다.

경기도교육청이 운영해 온 임시분향소는 이날 자정 문을 닫았다. 대신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합동분향소가 인근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에 새로 설치된다. 정부는 사망자·실종자 가족과의 합의에 따라 장관급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안산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새로 마련해 29일 오전 10시부터 조문객을 받는다. 이 분향소는 정부가 주관하고 안산시가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운영한다.

정부는 범정부적 장례지원을 위해 안전행정부, 교육부 등 9개 정부부처와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안산시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세월호 사고 희생자 장례지원단’도 구성했다.

17개 시·도가 운영하는 합동분향소에도 이날 조문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등 추모 열기는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광장 서울도서관 앞에 설치된 서울 합동분향소에는 28일 오후 10시 현재까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1만7829명이 찾아 전날에 이어 총 2만4086명의 시민들이 피해자들을 애도했다. 김인승(25·대학생)씨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너무 미안해서 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시청과 대구시 두류공원 내 안병근올림픽기념 유도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도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광주시는 시청 문화광장 야외음악당에, 충남도는 내포신도시 도청 본관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안전행정부가 광역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운영하라는 지침을 내려 보냈지만 일부 기초자치단체는 별도로 분향소를 설치했다. 서울 노원구는 구청사 1층 심폐소생술 교육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고, 강원 양구군도 지난 25일부터 문화복지센터에서 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다.

안산=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