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또 무너진 RYU
입력 2014-04-29 02:29
류현진이 또 다시 홈 경기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평소 90마일(144㎞) 넘던 직구가 87마일(140㎞)까지 떨어진 게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9피안타 3탈삼진 1사사구 6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2패(3승)째를 당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12에서 3.23으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6회 무사 2,3루에서 조시 러틀리지에게 좌월 3점 홈런을 허용하며 개막 후 39이닝, 지난해부터 45이닝 연속 이어오던 무피홈런 행진을 마감했다. 시속 143㎞의 힘없는 직구가 가운데로 들어오자 올 시즌 홈런이 없는 러틀리지가 가볍게 담장을 넘겼다. 다저스는 9회말 1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1대 6으로 무너졌다. 류현진은 다저스의 팀 통산 1만번째 승리도 챙기지 못했다.
이번에도 ‘4일간 휴식’ ‘낮경기’란 징크스가 괴롭혔다.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2이닝 8피안타 3볼넷 2탈삼진 8실점(6자책)으로 무너진 데 이어 2번째 6자책점을 기록했다. 두 경기의 공통점은 4일 휴식 후 선발등판과 오후 1시10분에 시작한 낮 경기라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투수라면 4일 휴식과 낮경기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류현진은 국내에서 5일 휴식 후 등판했던 생체 리듬이 여전히 남아있어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낮이든 밤이든, 4일이든 5일 쉬고 나오든, 홈이든 원정이든 승리만 거둘 수는 없는 법”이라면서 “어떤 상황에서라도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그 모습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내달 4일 마이애미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4승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류현진의 홈 경기 부진에 대해 “이상한 ‘지킬박사와 하이드’ 같은 그의 모습 때문에 다저스는 여전히 팀 통산 9999승째에 머물러야 했다”고 적었다. 원정에서 3승무패, 평균자책점 0.00으로 강한 류현진은 다저스타디움에선 무승2패, 평균자책점 11.08로 부진하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