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터넷 美 드라마 상영 중단” 명령

입력 2014-04-29 02:52

중국 당국이 최근 자국의 동영상 전문 온라인 매체들에 일부 미국 TV 드라마의 상영 중단을 명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언론을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상영이 중단된 드라마는 시트콤 ‘빅뱅 이론’과 정치 드라마 ‘더 굿 와이프’, 범죄 드라마 ‘NCIS’, 법정 드라마 ‘더 프랙티스’ 등 4개다.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쿠닷컴을 비롯해 소후닷컴 등 온라인 업체들은 미국 방송사로부터 드라마 판권을 사들인 뒤 광고와 함께 무료로 인터넷을 통해 상영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극장과 TV에서 상영되는 영화에 대해서는 엄격한 통제와 검열을 해왔다. 하지만 온라인 동영상 매체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를 누려왔다. 한 온라인 기업 관계자는 WSJ에 “정부의 이번 조치는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온라인 동영상 영역에 대해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국은 2009년부터 온라인 동영상에 대한 규제 준비 작업을 해왔다”면서 “그동안은 쏟아지는 동영상에 비해 인력이 소수여서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대한 통제는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가 들어선 이후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시 주석은 사이버 안보와 인터넷 관리·단속을 총괄하는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영도소조 조장을 맡았다.

미국 드라마의 상영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반발했다. 일부 네티즌은 중단된 드라마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다른 사이트의 주소를 올려놓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시나웨이보에 “셸든(빅뱅 이론의 주인공 중 한 명)을 돌려 달라. 이렇게 아무 잘못이 없는 드라마를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는 글을 올렸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