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카이에듀 이현 대표 “선행학습 사교육은 불필요… 규제 이대론 안돼”

입력 2014-04-29 02:05


“엄마들이, 학생들이 선행학습을 하는 진짜 이유가 뭘까요? 어떤 과목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에 대한 진단은 부족하고 단편적 규제만 하겠다는 거죠.”

이현 스카이에듀 대표는 선행학습을 위한 사교육은 필요 없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교실의 수업 밀도는 낮아지고 학교가 멍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의 선행학습 규제를 찬성하는 건 아니다. 접근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다. “정부는 선행학습의 공급 제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궁극적으로 필요한 건 수요를 줄일 수 있는 대안입니다. 만약 학교에서 영어, 수학에 한해 학업성취도에 따른 수준별 수업을 심화할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죠.”

정부는 전형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사교육 유발요인을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특수목적고 등의 입학 전형 방식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선행학습 수요는 여전하다. 영어의 경우 굳이 특목고를 겨냥하지 않더라도 대학이든 사회에서든 필수가 된 게 현실. 수학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학생들이 마지막까지 어려워하는 게 수학이다. 이 대표는 학벌에 의한 차별 등 교육을 둘러싼 오랜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일찍부터 학습 흐름을 깨우치도록 하고 싶은 부모들의 정서는 더욱 깊어졌다고 설명한다. “18조 사교육 시장, 물론 문제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와 맞먹는 규모의 공교육비에 국민 세금까지 더해진 교육 예산은 어떤 식으로 집행되고 있나요? 과연 사교육 때문에 공교육이 제대로 서지 못하는 걸까요?”

특화된 조기 영어교육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어린이집은 외면당하고, 장성한 청년들은 취업 후에도 사회가 요구하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학원가를 전전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30년 인생을 사교육과 함께 할 수밖에 없다는 말은 결코 과언이 아니다. “적지 않은 수의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입 재수를 마감하는 날까지 13년간 학원을 다니며 수학을 배워요. 대개 공식을 외우고 숫자만 바꿔놓은 비슷한 문제풀이를 200개씩 반복합니다. 아이들이 온전한 지식으로 받아들일 여유도, 이유도 없습니다. 공교육과 사교육 모두 정작 학생들을 위한 여건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수많은 아이들의 잠재된 지적(知的) 능력도 그렇게 잠식되고 있는 셈입니다.”

김성일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