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조 제습기 시장 ‘왕좌의 게임’ 시작됐다
입력 2014-04-29 02:05
제습기에 대한 가전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제습기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계절가전제품의 첨병으로 떠오르자 올해 수 많은 제조업체들이 앞 다퉈 제습기를 출시, 시장 선두 자리를 쟁탈하기 위한 난전(亂戰)을 예고하고 있다.
29일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제습기 판매량이 약 110만대, 제품 보급률이 15%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500% 상승함에 따라 시장규모가 8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일각에서는 이르면 내년, 제습기 1조원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1조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가전시장은 냉장고·김치냉장고·에어콘·세탁기·TV 등에 불과하다.
제습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에 국내 굵직한 중견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들까지도 시장을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많은 업체들의 시장진출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지자 단순히 제습성능만을 갖춘 제품을 넘어 기술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제습기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먼저 제습기 시장에 포문을 연 곳은 위닉스다. 현재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위닉스는 지난해 5월에만 제습기를 10만대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700%에 육박하는 판매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판매된 제습기 10대 중 1대를 위닉스가 5월 한 달 간 판매한 셈이다. 이러한 인기에 기존 제조사인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만도 등을 비롯해 신일산업, 동부대우전자, 파세코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슷한 시기에 동일 제품군이 쏟아지자 각 제조업체에서는 타 제품과의 차별성을 내세우고 나섰다. 제습기에 공기청정기능을 적용, 관련 협회의 인증을 받고 성능을 강화하는가 하면 과거 에어컨에 탑재하던 인버터를 통해 소음 억제와 에너지효율을 높인 제품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제습기의 성장배경이 우리나라 기후 변화에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장마가 길어지며 습도조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빨래건조에도 효과적이어서 사시사철 언제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중에서도 특히 출산을 했거나 아기가 있는 가정 등 습기에 민감한 곳의 수요가 높아 출산용품으로 인식될 정도”라고 전했다.
박근일 롯데하이마트 상품팀 바이어는 “제습기의 전무후무한 인기에 국내 가전업체들이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습도가 높은 일본의 경우 제습기 보급률이 8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고 전망했다.
신민우 쿠키뉴스 기자 smw@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