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의 조건] 5월, 공정캠핑으로 나눠요
입력 2014-04-29 02:06
세월호 참사에 전국이 숙연한 가운데 계절의 여왕 5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맘 때에는 여행이란 주제 속에서 캠핑을 떠나보세요. 설치가 간편한 중소형 돔형 텐트, 매트, 침낭 등 가장 기본적인 장비만 챙겨 길을 나서보세요. 머물 곳 보다 둘러보고 싶은 곳을 먼저 정하세요. 급하게 목적지로 향하는 대신 오가는 길에 이곳저곳 거치며 여유를 맘껏 누려볼 수 있죠.
시골의 정취를 고스란히 맛볼 수 있는 오일장을 찾아보세요. ‘뻥이요’ 소리 치고 터트리는 뻥튀기, 솥뚜껑에 구운 메밀전, 얼큰한 장터국밥 등 먹거리가 넘쳐납니다. 운치 있는 캠핑요리도 좋지만, 가끔은 낡은 의자에 끼여 앉아 이런 고향의 맛을 느껴봅니다. 그 지역의 특산물을 구입해 색다른 캠핑요리로 저녁 식사를 즐기는 것도 좋겠죠. 신선한 로컬푸드는 나른한 봄의 입맛을 살려줍니다.
이런 조그만 행동이 그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공정여행, 공정캠핑이 됩니다. 그 지역의 자연을 즐기기 위해 지역에 실질적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맛이고 서로 행복해지는 방법이지요.
아름다운 자연 명소도 찾아봐야지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보태줄 체험학습공간, 밤하늘 상상 속의 우주쇼를 즐길 수 있는 천문대, 지역의 각종 박물관 등등. 지역 축제에 참가하는 것도 좋겠죠. 캠핑이 대세라고 하는 요즘 행사에는 캠핑 장소를 마련해둔 곳도 있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적지를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아이들과 함께할 경우 약간 준비가 필요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죠? 미리 공부하고 알아보고 가면 당신의 눈앞에 역사가 펼쳐집니다. 역사를 단순히 외우지 말고 그 시대의 삶과 전설을 알아가세요. 아이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다 보면 어느덧 엄마 아빠의 어깨가 산만큼 높아져 있을 겁니다.
한 번쯤 시골 마을 앞에 펼쳐진 강변에 자리 잡아 보는 건 어떨까요? 조금 불편하겠지만, 불편보다 훨씬 더 큰 여유를 가슴에 담을 수 있습니다. 하루쯤 씻지 않아도 되고, 설거지는 물휴지로 처리하면 됩니다. 간이화장실조차 없다면 인근 주유소, 가게, 마을회관을 찾아 정중히 부탁하면 됩니다. 물론 관리되지 않는 곳이니 캠핑사이트는 다녀간 적 없듯 깨끗이 뒤처리를 해야겠지요.
김익성 (‘와편의 오토캠핑탐구생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