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으로 숨진 할아버지께 우승컵을…” 루키 백규정 데뷔 첫 승
입력 2014-04-28 03:27
“지난해 폐암으로 돌아가신 할아버지께 우승컵을 바치고 싶습니다.”
27일 경남 김해의 가야 골프장(파72·666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데뷔 첫 해 우승컵을 안은 백규정(19·CJ오쇼핑)은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힘을 냈다고 했다. 자신이 골프선수로 성장하는데 큰 힘이 된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날 손녀가 한 번도 우승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겨울 약점으로 지적되던 쇼트게임을 보완한 백규정은 꼭 우승해 할아버지에게 큰 선물을 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마침내 지난해 상금왕 장하나(22·비씨카드), 친구이자 라이벌 김민선(19·CJ오쇼핑)과 동타로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 속한 백규정은 버디 6개,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를 친 백규정은 장하나를 2타차로 따돌리고 강력한 신인왕 후보임을 입증했다. 우승상금 1억원.
국가대표 시절 김효주(19·롯데), 김민선과 함께 2012 세계아마추어선수권대회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인 백규정은 지난해 말 KLPGA 투어 Q스쿨을 수석으로 통과, 이번 시즌에 데뷔했다. 첫 대회인 스윙잉 스커츠 대회서는 공동 4위에 오른 뒤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공동 33위, 롯데마트 여자오픈 공동 16위로 부진하다 4번째 대회 만에 정상을 밟았다. 아버지가 유도선수 출신이고 동생이 고교야구선수로 스포츠 가족인 백규정은 1m73의 장신에서 뿜어나오는 드라이버샷이 일품이다.
백규정은 10번홀까지 4타를 줄여 1타를 줄이는데 그친 장하나를 3타차로 앞서 낙승이 기대됐다. 하지만 11번홀 더블보기에 이어 14번홀 보기로 이 홀에서 버디를 한 장하나에 1타차 역전을 허용했다. 16번홀에선 장하나가 보기를 범한 사이 백규정이 버디를 기록, 다시 1타차로 뒤집었다. 결국 18번홀에서 백규정이 버디 1개를 추가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