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정상화 속도내는 LH… 부채 축소 원년 삼아 경영전반 대대적 변화·혁신

입력 2014-04-28 02:20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핵심 경영 모토는 ‘비상경영’이다. 이재영 사장이 주재하는 각종 ‘비상경영 회의’도 거의 상시화됐다. 국내 최대 규모이자 대표적인 공기업으로서 국민들의 공기업 개혁 요구에 ‘맏형’으로서 앞장서야 한다는 책임감에서라고 한다. 다행히 조금씩 변화가 확인되고 또 내부적으로도 경영 정상화 가능성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LH는 현재 조직, 인사, 재무 등 경영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LH 경영 정상화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에 있다. 특히 ‘경영 정상화 및 내실 경영을 위한 100대 과제’를 선정, 관리카드까지 만들어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표적인 과제로는 올해를 금융부채 축소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LH의 금융부채 총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105조7000억원이다. 지난해 금융부채는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6월 이 사장이 부임한 이후 2012년 금융부채가 6조1000억원이나 증가한 것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올해는 다양한 부채축소 방안과 판매망 강화 등을 통해 금융부채 증가를 마이너스로 되돌려 놓겠다는 게 목표다.

지난해 말 기준 147조8000억원인 전체 부채도 경영 정상화를 통해 2017년부터는 145조원대로 줄인 뒤 향후 지속적으로 감축해 나갈 계획이다.

LH 직원들은 요즘 “판매사원이 된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LH는 그동안 택지를 개발해놓고도 팔지 못해 ‘재고’가 넘쳐 금융비용이 계속 쌓여 왔다. 그런데 이 사장이 “LH는 토지와 주택이라는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이고 판매를 잘해야 먹고살 수 있다”고 부쩍 강조하면서 직원들이 기존 재고 털어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7일 “부서별로 판매 목표가 정해졌고, 이를 달성하느냐 여부가 임직원 평가에 바로 반영되도록 했다”며 “올 3분기에 판매 점검을 위한 중가평가를 실시하기 때문에 2분기 들어 직원들이 다들 바빠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신규 사업에 대한 통제도 강화했다. 공기업 특성상 ‘외부 요구’에 의해 사업을 억지로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타당성 검증을 보다 철저히 하기로 했다. 일단 투자의사 결정을 LH가 단독으로 하지 않도록 했으며 외부 전문가를 50% 이상 참여케 해 보다 객관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바꿨다. 또 사업비가 50% 투입된 시점에 사업을 중간 점검토록 했고, 권역별로 보다 엄밀한 수요 예측을 통해 미분양 등을 해소해나갈 방침이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