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 오늘 일정은 한미연합사 함께 방문
입력 2014-04-26 04:38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한다. 한·미 양국 정상이 연합사를 함께 방문하는 것은 1978년 연합사 창설 이래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내일 오전 우리 두 정상은 한미연합사를 방문해 한·미동맹의 대북 억지력을 직접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발 징후를 보이는 북한에 대한 경고의 의미와 함께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하는 취지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조선왕실과 대한제국에서 사용했던 9개의 인장을 반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장 반환은 미국이 한국과 한국민을 존경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렇게 큰 선물을 우리 국민에게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후 청와대 정원에서 10분 동안 함께 산책하기도 했다. 저녁에는 청와대 내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와인을 곁들인 미국산 안심 스테이크, 궁중 신선로 등으로 식사를 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두 나라는 공동의 가치를 나누면서 마음 놓고 모든 것을 협의할 수 있는 동맹관계”라고 언급했다.
이날 두 정상은 돈독한 우애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정상회담은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초과돼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앞서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적극적인 ‘구애’ 제스처를 보였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분위기는 딱딱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서울 용산구에 있는 전쟁기념관을 방문하고 기념관 회랑에 설치된 6·25전쟁 미군 전사자 명비(名碑)를 찾고 헌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경복궁을 찾고 25분 동안 경내를 관람했다. 근정전 안에 직접 들어가 둘러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서울이 600년간 수도였다는 설명을 듣자 “서울이 대단히 긴 역사를 가졌다”고 감탄했다. 조선 임금이 오전 5시에 일과를 시작했을 정도로 근면하게 일했다는 설명을 들은 뒤에는 “미국 대통령 자리도 바로 그렇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이 전쟁기념관 및 경복궁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