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오하마나호도… 구명장비 제대로 작동 안해

입력 2014-04-26 02:15

세월호와 구조가 비슷해 ‘쌍둥이 배’로 알려진 여객선 오하마나호의 구명장비도 대부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오하마나호를 압수수색한 결과 구명벌과 비상탈출용 미끄럼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특히 대부분의 구명벌이 정상적으로 펴지거나 분리되지 않는 등 구명 장비에 문제가 많아 비상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힘든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합수부는 오하마나호의 검증 결과를 토대로 세월호와 오하마나호의 안전관리자 등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합수부는 오하마나호의 구조를 분석해 세월호 침몰 원인 조사에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 16일 침몰 당시 세월호에는 구명벌 46개가 있었지만 승무원 누구도 구명벌을 작동시키지 않았다. 구조에 나선 해경이 세월호에 있던 구명벌 2개를 바다로 떨어뜨렸으나 1개만 제대로 펴졌다. 일부 승무원은 합수부 조사에서 “사고 직후 조타실에서 구명벌 작동을 시도했으나 선체가 기울어 제대로 작동시킬 수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오하마나호는 1989년 일본에서 건조돼 2003년 3월 국내에서 취항해 세월호와 함께 인천∼제주 항로를 운항해 왔다. 오하마나호도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구조가 변경돼 여객 정원, 컨테이너 적재 한도 등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합수부는 현재 조타수 박모(59) 오모(57)씨와 조기장 전모(55)씨, 조기수 김모(61)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하고 있다. 앞서 선박직원(고급 승무원) 8명을 비롯해 승무원 11명이 구속됐다. 이들에게는 승객을 보호할 책임을 다하지 않아 많은 승객을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 수난구호법 위반)가 적용됐다.

합수부는 구속된 승무원들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과 구조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또한 구명장비 검사, 화물 고박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승무원과 승객들의 카카오톡 메시지,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교수, 연구원, 해운업체 CEO 등 전문가 13명으로 자문단을 구성, 세월호 침몰 시뮬레이션 검증을 통해 사고 원인을 밝혀낼 계획이다. 합수부는 오후 3시 광주지검 목포지청에서 자문단 첫 회의를 열었다.

목포=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