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제주항로 화물선적 관리 '엉망'

입력 2014-04-25 15:49

[쿠키 사회] 제주 바다가 요술을 부리고 있나.

제주 연안 여객선들이 육지에서 선적했다고 보고 한 화물량에 비해 제주항에서 하역한 화물량이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선박화물 관리가 엉터리라는 것이다.

25일 제주항만물류협회 등에 따르면 세월호 등 제주 연안여객선들이 배에 선적했다고 보고한 화물량에 비해 제주항에서 하역했다고 집계된 양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해진해운의 세월호 등 제주∼인천 간 여객선 2척과 제주∼부산 2척, 제주∼녹동 1척 등 5척의 화물에 대한 하역은 A사가 담당하고 있다.

하역량은 항구에 도착한 여객선의 컨테이너 화물과 자동차 화물 등을 내린 양의 총 합계다. 또 화물선적량은 선사가 여객선 출항 전에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실에 ‘출항 전 점검보고서’를 통해 신고하는 컨테이너 화물과 자동차 화물 등의 총 무게를 말한다. 선적량과 하역한 양은 당연히 같아야 한다.

제주항만물류협회에 보고된 5척 여객선의 지난달 하역량은 총 37만1241t이다. 그러나 제주도가 물동량 조사를 위해 같은 여객선의 선사부터 보고받은 선적량은 13만2000여t으로 나타났다. 하역량이 선적량보다 2.8배 이상 많은 것이다.

지난 2월 한달간 이들 5척의 선적량은 13만1000여t으로 보고됐지만 제주항에서는 3배나 많은 39만7783t이 하역됐다고 집계됐다.

1월의 경우 보고된 선적량은 14만8000여t인데 반해 하역량은 47만1302t으로 돼 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선적량 14만4000여t에 하역량 45만2796t으로 각각 3.1배 이상 차이가 났다.

제주항만물류협회는 제주항의 하역회사로 구성된 단체로 각 회사의 항만 하역량을 집계하고 있다.

제주항만물류협회 관계자는 “제대로 된 확인 절차 없이 선사 측이 어림잡아 신고하는 일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화물 정보 등을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는 구체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