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화재 피해자 “받은 도움 보답”… 4개 단체 모금운동 추진

입력 2014-04-25 02:30

“그분들 마음은 우리가 잘 압니다. 당연히 슬픔을 함께 나눠야죠.”

2003년 340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지하철 참사 피해자들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나선다.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당시 국민들에게 받은 도움에 보답하고 자신들과 같은 슬픔을 느끼고 있을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24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지하철 참사 유족과 부상자 등 피해자 단체인 희생자 대책위원회, 2·18유족회, 비상대책위원회, 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 등 4개 단체는 세월호 피해자들을 위한 모금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 단체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모금을 하고, 모금 외에 다른 방식으로 도울 게 있는지에 대해 고민 중이다.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받은 성금 일부를 바로 기부하고 이후 모금운동을 통해 모인 성금을 함께 기부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특히 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는 생존자 및 부상자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 이동우(69) 위원장은 “사고가 난 날부터 우리 사무실 앞에 현수막을 걸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며 “진도에 있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회 박성찬(56) 위원장은 “그분들 마음은 말 안 해도 다 안다”며 “사고가 나면 잠깐 관심을 갖다가 시간이 지나면 모두 잊는데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위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192명이 숨지고 148명이 다친 사고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