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픔 누구보다 잘 알아요”… 실종자 가족 돕기 온정
입력 2014-04-25 03:21
경기도 안산지역 다문화특구 외국인 노동자들을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들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모금운동에 나섰다. 자신들의 형편도 여의치 않지만 애도의 뜻을 나누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4일 경기경찰청 외사과 등에 따르면 안산이주민센터와 재한동포연합회(회장 김종수)는 23일과 오는 26일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특구 내 만남의 광장에서 촛불추모식 및 모금운동을 전개한다.
안산지역 네팔 필리핀 스리랑카 태국 몽골 중국동포 등이 대부분이다. 재한동포연합회는 중국동포 위주의 60, 70대 노인들이 주축이다.
성남 분당 샘물교회 내 스리랑카 노동자 20여명도 지난 17부터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모금은 27일까지 계속된다. 쉼터 대표 루바니씨는 “교회 내 지하 기도실에서 추모 기도회 및 모금함 설치, 성금 모금을 진행 중”이라며 “교회를 통해 모금된 성금을 유족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귀한동포연합회도 회원들끼리 모은 성금을 26일 단원고 임시분향소가 마련된 올림픽기념관을 방문해 전달할 예정이다. 중국귀한동포연합회는 우리나라에 귀화한 중국동포들의 단체로 회원 대부분이 60, 70대 노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모금도 펼쳐지고 있다. 방글라데시 공동체 인터넷 모임인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의 평택·포천지역 회원 8명은 지난 19일 전남 진도 구호물품지원센터를 방문해 생수 30박스, 바나나 20박스, 커피 30박스, 과자류 등 3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전달했다. 모임 대표 아부바커 시티크씨는 “너무도 안타깝고 불쌍해 모금에 나섰다. 동참한 노동자들도 어려운 형편이지만 기꺼이 참여했다”며 “유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산시 원곡동은 외국인 노동자 밀집 거주지역으로 한국어 간판보다 중국어나 영어 간판이 더 많은 다문화특구다. 인구 76만명 가운데 등록 외국인은 지난달 말 현재 6만5046명이다. 여기에 3만∼5만명으로 추정되면 불법체류자까지 포함하면 안산시 전체 인구의 10% 정도가 외국인이다. 전국에서 외국인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안산=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