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고통·슬픔 함께…” 교계, 각종 행사 전격 취소·추모기도회로
입력 2014-04-25 02:01
성공회와 성공회대는 27일로 예정됐던 성공회대 개교 100주년 기념 연합감사성찬례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성공회 김근상 주교는 전국 교회에 보낸 서신에서 “국가적인 재난으로 선포된 세월호 참사로 인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는 기간임을 고려했다”며 “전국의 교회와 기관에서도 국민과 함께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들을 추도하고 슬픔에 잠긴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도 다음달 2일 개최키로 했던 ‘제26차 열린대화마당’을 연기했다. 이상화 한목협 사무총장은 “참담한 아픔의 현실 앞에서 함께 울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초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과제’로 정해진 대화마당의 주제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보다 더 확대되고 깊이 있는 주제로 다시 정해 다음달 29일 개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9일 예정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의 월례포럼 행사는 아예 취소됐다. 기윤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세월호 참사로 많은 분들이 고통과 슬픔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기윤실 또한 전 국민적인 슬픔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행사 취소 사유를 밝혔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던 교회들도 행사를 간소화하는 분위기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내달 3일 ‘교회학교의 날’행사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6시간 동안 교회 안팎에서 예배와 뮤지컬, 다양한 체험활동을 계획했으나 일부 야외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기도회 등을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서울 이문동 동안교회(김형준 목사)도 청년대학부 축구대회를 취소했다. 청년대학부가 3000명 규모인 이 교회에서는 축구대회가 교회의 연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로 각 부서마다 오랫동안 대회를 준비해 왔다. 김 목사는 지난 20일 주일예배에서 “청년들에게 축구대회를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연기가 아니라 취소하자고 스스로 결정했다”며 “깊은 슬픔과 책임감을 느끼는 청년들의 모습이 어른들보다 더 훌륭해 보였다”고 말했다.
순복음인천교회(최성규 목사)는 지난 23일까지 3일 동안 매일 저녁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특별기도회를 열었다. 부산 호산나교회(홍민기 목사)와 경기도 성남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 등은 교회 홈페이지에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와 가족을 위한 기도를 당부하는 대형 배너를 내걸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