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하필 멸종위기종을… 오바마 日 스시 만찬 구설
입력 2014-04-25 03:07
[친절한 쿡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스시 외교’라고 선전했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만찬에 대해 느닷없이 경고장이 날아 왔습니다. 보낸 사람은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입니다. 스시를 맛있게 먹은 건 좋은데 재료가 문제였던 겁니다.
그린피스는 참다랑어를 문제 삼았습니다. 참다랑어는 멸종위기에 몰린 종입니다. 대서양·태평양 참다랑어와 인도네시아 해역에서 주로 잡히는 남방 참다랑어로 나뉘는데 이미 대서양·남방 참다랑어는 멸종위기 어종으로 지정됐습니다. 태평양 참다랑어는 아직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북태평양다랑어과학위원회(ISC)에 따르면 개체 수가 96%나 감소한 상태랍니다. 멸종위기종 지정은 시간문제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아베 일본 총리가 기다리고 있던 도쿄 긴자의 유명 초밥집으로 향했습니다. 89세 ‘스시 장인’ 오노 지로가 운영하는 이 식당은 ‘미슐랭가이드’로부터 7년 연속 별 3개 평점을 얻은 유명한 곳입니다. 프랑스 여행잡지 ‘미슐랭가이드’는 레스토랑을 평가할 때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스시 마니아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에 왔으니 최고급 스시를 먹고 싶었겠죠. 하지만 대통령은 만기친람의 자리입니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대통령의 행동을 따라할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해외 어디를 가든 음식 선택에 신중을 기하길 바란다”고 일침을 놓은 이유입니다.
만찬 메뉴는 아베 총리가 직접 결정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스시를 나눠 먹으며 1980년대 미·일의 ‘밀월시대’를 기대했을 겁니다. 하지만 안보와 통상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양국이 그렇게 좋아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김동필 인턴기자 mymedia0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