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정약용의 개혁·실학사상 본질 조명

입력 2014-04-25 02:31


다산 정약용 평전/박석무(민음사·3만원)

다산연구소 이사장인 저자가 30여 년 동안 붙든 다산학의 총아로서 쓴 평전. 2003년 출판사의 강권으로 일대기 형식의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를 낸 뒤 그게 양이 차지 않아 애면글면하던 숙원을 마침내 풀어낸 저서다. 그는 다산의 일생을 네 시기로 나누어 설명한다. 먼저 유년시절에서 28세에 문과에 합격하던 수학기, 두 번째는 38세에 형조 참의를 사직할 때까지의 벼슬하던 시기, 세 번째는 40세에서 57세까지의 유배기, 네 번째는 해배 뒤 낙향하여 숨을 거두기까지의 정리기가 그것. 하지만 저자가 정작 평전을 통해 드러내고자 한 것은 다산의 개혁사상과 실학사상의 본질이다.

다산은 자신이 살아가던 세상을 온통 부패한 시대라고 규정했는데, 그는 어느 것 하나 병들지 않은 분야가 없다고 탄식했다고 한다. 세상을 썩어 버린 지 이미 오래여서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반드시 망한다고 개탄을 거듭했기에 그는 그 치유책을 담은 500여권의 방대한 저술을 남길 수 있었다. 저자는 다산의 뜨거운 인간애에 주목하면서 이런 결론을 내린다. “‘소학’으로 올바른 행실을 실천하고 ‘심경’으로 심성을 제대로 다스려 현자의 수준에 이른 사람이 다산이었다.” 다산을 현자로 끌어올리고자 한 저자의 포부가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